[뉴스핌=조인영 기자] SPP조선소 우선협상대상자인 삼라마이더스(SM)그룹과 채권단간의 업무협약(MOU)이 이르면 이번주 체결된다.
MR탱커 전경 <사진=SPP조선> |
16일 우리은행 관계자는 "채권단간 협의가 마무리되는대로 빠르면 이번주 내로 SM그룹과 MOU 체결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SM그룹은 채권단과 MOU를 체결한 후 1~2개월간의 현장실사를 거쳐 오는 5~6월경 본계약을 맺게 된다. 인수자금은 1000억원의 유상증자와 부채를 포함해 4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인수과정의 걸림돌이었던 선수금환급보증(RG, Refund Guarantee) 발급 문제는 아직까지도 결론을 내지 못했다.
RG는 조선업체가 선주로부터 선수금을 받기 위해 필요한 금융사의 보증으로, 조선업체가 배를 제 시기에 건조하지 못하거나 파산했을 경우 선주로부터 받은 선수금을 은행이 대신 지불하는 방식이다.
앞서 SM그룹은 채권단에 인수 후 3년간 RG 발급을 보장해달라는 요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채권단은 앞으로 수주하는 선박들에 대해 수익성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RG를 발급하겠다는 결의서를 검토했으나 채권단 중 하나인 수출입은행이 반대하면서 합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SPP조선 측은 오는 8월 말이면 사천조선소 일감이 대부분 떨어지므로 RG발급을 전제로 한 M&A가 시급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말 SPP조선은 선박 8척에 대한 수주협상에 성공했으나 채권단이 RG발급을 거부하면서 최종계약이 무산됐다. 이후 현재까지 신규수주는 전무한 상태다.
SPP조선 관계자는 "지금은 SPP조선의 운영에 대한 책임과 부담이 SM그룹으로 이양되는 과정으로, 과도기적 지원이 반드시 요구된다"며 "최소 2년간 연간 약 20척씩 총 40척 정도의 선박에 대한 RG를 담보 없이 신용으로 제공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채권단 합의로 RG발급이 당장 허용된다 하더라도 문의서 발송부터 계약까지 2~3개월, 설계·자재구입까지 9개월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천조선소 작업 재개 시기는 빨라야 내년 하반기가 된다.
내년 초 마지막 선박 진수(건조된 선박을 바다에 처음으로 띄우는 일) 후 작업재개까지 약 반년간의 공백이 불가피해 일감 단절로 인한 손실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RG발급 외에도 채권단은 SPP조선에 대한 최종인수가를 놓고 SM그룹과 이견차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져 본계약 체결까지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SM그룹은 우오현 회장이 1988년 설립한 삼라건설을 모태로 진덕산업, 벡셀, 남선알미늄, 경남모직, 티케이케미칼, 우방, 하이플러스카드, 신창건설 등을 차례로 인수하며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 2013년에는 해운업계 4위인 대한해운을 인수(50.16%)해 주목 받았다.
SPP조선은 지난 2008년 리먼사태 이후 세계경제 불황과 무리한 계열사 투자(8000억원의 환헷지 손실 및 4000억원의 계열사 투자손실)로 2010년부터 현재까지 채권은행단의 공동관리를 받고 있다. 올 상반기 SM그룹 계열사로 편입되면 SPP조선은 7년 만에 채권단 관리에서 벗어나게 된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