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효은 기자] "요즘 글로벌 증시는 2008년 리먼 사태의 트라우마를 떠올리게 합니다. 이렇게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커진 시장에선 자신만의 확고한 투자기준에 맞춰 보수적인 관점으로 접근하는 게 현명한 투자전략입니다. 아울러 코스닥 종목은 관망세를, 업종으로는 정유나 화학쪽이 괜찮아 보입니다."
지난 12일 중구 삼성생명 본사에서 만난 이승준 삼성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 주식운용본부장)는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도 높은 현 주식시장에 대해 이 같이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준 삼성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이 CIO는 "작년에 유가가 많이 빠졌는데 앞으로는 커머디티 가격이 어떻게 될 것이냐, 중국 시장이 어떻게 될 것이냐에 따라 시장 패턴이 따라갈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시장이 박스권을 지속하겠지만 여러 변동성 요소들 때문에 변동성이 더 확대될 것"이라며 "다만 3월 중국 양회가 있기 때문에 경기부양 스탠스를 취할 가능성에 대해선 다소 기대해볼 수 있는 부분"이라고 했다.
또 "각국의 조치가 시행되고 있음에도 이러한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이유는 시장 의구심에 따른 것"이라며 "통화 자체에 대한 불신도 금가격에 반영된 것으로 판단되며, 남북 이슈도 정책보다는 시간 측면을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CIO는 자신만의 확고한 기준에 따른 투자전략으로 보수적인 접근을 하라고 주문했다.
업종별로는 정유나 화학쪽을 긍정적으로 봤고, 이밖에 보험과 화장품 업종도 낙관하는 스탠스다.
다만 코스닥은 관망할 것을 권했다.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주식이 선호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는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2, 3년 전만큼 종목 발굴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이며 종목 슬림화가 가속화될 것"이라며 "금리 여건을 고려할 때 중위험중수익 위주의 롱숏이나 헤지펀드처럼 리스크를 제한하는 업사이드(괜찮은 면)를 열어 놓을 수 있는 것들이 선호될것 같고 중소형주에 대한 열풍은 올해 다소 식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는 자산배분 관점에서 여윳돈이 있는 개인투자자들은 주식형펀드 투자 비중을 높이고, 자산의 절반은 현금 확보로 불확실성에 대비하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퇴직연금으로 노후를 대비한 현금유동성을 확보할 것을 권했다.
이승준 CIO는 "초보 투자자들이라면 블루칩에 투자하는 게 맞지만 상대적으로 주식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투자자들은 주식형펀드 투자 비중을 높이는 것이 좋다"며 "저 역시 자산의 40%를 국내주식형 퇴직연금에 투자했고 나머지는 현금을 가지고 있다. 이 역시 불확실성에 대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준 삼성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이 CIO는 덧붙여 국내 대표 자산운용사의 CIO로써 고객들과 장기적인 파트너십 구축을 통해 정교한 프로세스로 투명하게 가는 게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눈높이가 과거 대비 많이 올라가 있는 투자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선 장기적인 파트너십으로 가는 길이 지속 성장의 지름길이라는 것.
그는 "국내 주식형펀드가 정체국면에 진입하면서 해외자산에 대한 수요가 커진 상황이기 때문에 바꿔 말하면 국내 로컬들은 또 다른 경쟁자가 생긴 것"이라며 "이제 '오빠만 믿어' 하는 시대는 지나갔기 때문에 얼마나 상호 투명하게 가느냐가 앞으로의 숙제"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강효은 기자 (heun2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