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비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이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 소속 4개국의 산유량 동결 합의를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다만 산유량 동결에 동참할지에 대해선 확답을 피했다.
비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신화/뉴시스> |
잔가네 장관은 17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이라크와 카타르, 베네수엘라 석유장관과 4자 회동을 한 뒤 "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 사이의 유가를 안정시키기 위한 어떤 노력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란 정부의 발표에 대해 당장 원유 가격은 상승세로 반응하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6.54% 오른 배럴당 30.94달러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전일 사우디와 러시아, 카타르, 베네수엘라가 산유량을 1월 수준으로 동결한 결정에 이어 이날 이란 정부의 태도에 대해서도 분분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산유국들이 합의에 이른다고 해도 전체 생산량에 큰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며 올해 상반기 국제원유시장 과잉공급 현상은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란 정부는 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 사이의 합의를 지지한다고 밝혔지만 이란이 이에 동참할지는 불분명한 상황이다. 잔가네 장관도 이날 산유량을 동결할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시장에선 최근 서방의 경제제재에서 풀려난 이란이 제재 해제를 위해 들인 노력을 감안할 때 산유량 동결 대열에 참여할 것이라는 기대가 어렵다는 목소리도 높다.
앞서 잔가네 장관 역시 "이란은 시장 점유율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란은 1월 하루 286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해 OPEC 회원국 중 5번째로 많은 양을 공급했다.
코메르츠방크의 오이겐 와인베르크 원자재 전략 헤드는 "이란이 합의에 동참하지 않는다면 가치가 크지 않다"면서 "수년간 제재에 대항해 마침내 제재에서 풀려난 이란이 생산량을 동결하며 스스로 제재를 선택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트래디션 에너지의 진 맥길리언 선임 애널리스트는 "지난 한 달간 생산량의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추측에 시장이 움직인 게 이번이 세 번째"라면서 "시장에서 공급량이 줄지 않는다면 어떤 합의도 유가 상승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란이 계획대로 하루 100만 배럴의 생산량 증가를 이행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크리스 라파키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이란은 경제제재 해제를 위해 대단히 많은 것을 희생했기 때문에 산유량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 하루 100만 배럴의 증산을 목표로 한다고 이야기했지만, 연말까지 하루 50만 배럴 증산이 더욱 현실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