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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어공주 신드롬, 경제 문화계 주성치영화 '미인어' 돌풍

기사등록 : 2016-02-18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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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전 간척사업 모티브, 환경과 개발 놓고 논쟁격화

[편집자] 이 기사는 02월 17일 오후 5시39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이승환 기자] 지난 춘제(春節, 음력 설) 연휴기간 중국 박스오피스가 사상 최대의 수익을 기록한 가운데 그 중심에 있는 주성치(周星馳) 감독의 영화 ‘미인어(美人魚)’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인어의 돌풍이 영화산업은 물론 중국 경제 곳곳에서 새로운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 한편 영화가 단순한 컨텐츠를 넘어 새로운 문화현상이 됐다고 진단하고 있다.

◆미인어, 중국 영화시장 신기록 수놓다

영화 미인어 포스터 <사진=바이두(百度)>

지난 16일 저녁 8시 (현지시간) 기준 주성치 감독의 새영화 미인어의 누적 티켓 판매 금액이 21억1600만위안을 돌파했다. 이는 중국 전역에서 개봉한지 단 9일만의 기록이다.

이 같은 기세에 힘입어 미인어는 지난 2015년 개봉해 중국 박스오피스 역대 1위에 올라있는 줘야오지(捉妖記,몬스터헌터)의 흥행기록을 손쉽게 갈아치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줘야오지의 총 박스오피스 수익은 24억3909만위안으로 약 65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바 있다.

미인어는 또한 지난 춘제 연휴 기간 17억9000만위안 어치의 티켓을 팔아치우며 역대 명절 최고 흥행작으로도 기록됐다. 미인어의 흥행을 발판으로 이 기간 중국의 전체 박스오피스 수입은 전년대비 67.7% 급증한 31억위안을 기록했다. 춘제 연휴 기간 박스오피스 수입이 30억위안을 넘어선 것은 사상 처음이다.

중국 매일상보에 따르면 17일 현재까지 미인어가 중국 영화시장에서 세운 신기록은 일일 최대 티켓 판매, 개봉 첫날 최대 티켓판매, 춘제 당일 최대 티켓판매, 칭런제(情人節,발렌타인데이) 당일 최대 티켓판매 등이다.

미인어의 흥행 돌풍에 주식시장도 화답했다. 미인어의 출품업체 중 하나인 광셴미디어 (光线传媒,300251)가 춘제 연휴 뒤 첫 거래일 5% 넘게 상승했다. 15~16일 양일간 이 종목의 시가총액은 27억4300만위안 증가했다. 이는 현재까지 미인어가 기록한 티켓 수입을 넘어서는 금액이다.

또 다른 출품업체인 아오페이애니메이션(奥飞动漫,002292)도 미인어 효과로 16일 상한가를 기록했다. 현재 거래가 중단된 상태인 신원화(新文化,300336)도 최근 공시를 통해 “지난 14일까지 미인어의 티켓수입이 회사의 최근 1년 매출의 50%에 육박한다”고 발표했다.

신문에 따르면 미인어가 춘제 박스오피스 돌풍을 견인한 것인지, 춘제 연휴 덕에 미인어가 흥행에 성공한 것인지를 놓고 중국 네티즌은 물론 매체들의 설전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그만큼 미인어라는 영화 한편이 이번 춘제 기간 중국 시장을 뜨겁게 달궜다는 얘기다.

미인어의 흥행에 대해 중국 영화업계의 한 전문가는 “전통명절인 춘제 기간 미인어의 대성공은 중국의 경제구조가 미디어 등 신흥시장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전시 간척사업 계획 <자료=중국 매일경제>

◆미인어, 대규모 간척사업 프로젝트에 일침

미인어의 흥행은 중국 사회 곳곳에 이슈를 만들어 내고 있다. 특히 미인어가 고발하고 있는 과도한 자연개발 문제가 실제 진행중인 개발 프로젝트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화 미인어는 사람들의 눈을 피해 난파선에 숨어사는 인어와 부동산 개발업체 책임자의 러브스토리를 담은 주성치 브랜드 코믹영화다. 간척사업을 계획중인 젊은 사업가와 개발로 인해 난파선까지 쫓겨난 인어가 서로 갈등하는 과정에서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성공보다 사랑을 택한 남자 주인공이 결국 간척사업을 포기하고 인어를 찾아 나선다는 게 이 영화의 주요 스토리다.

미인어의 흥행으로 중국 선전시의 간척 사업이 돌연 도마위에 올랐다. 영화 속 배경 대부분이 선전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는 주장과 함께 영화의 내용이 선전시의 실제 간척사업을 비판하고 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리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선전시는 지난 2013년까지 69km2 규모의 간척 사업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선전시가 발표한 ‘2006-2020 선전시 토지이용계획’ 문서에 따르면 오는 2020년 선전시의 간척면적은 100km2 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영화 속 내용처럼 선전시의 간척사업은 환경파괴를 이유로 선전 시민과 언론은 물론 전국인민대표대회 의원, 선전시 정치협상회의 의원들로부터 반대에 부딪쳐 왔다.

이번 영화를 통해 간척사업의 폐해가 사람들에게 다시 부각되며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간척사업으로 인해 선전지역 해양생물이 절반으로 줄었다”, “선전시 해양환경이 자정능력을 상실했다” 등의 내용이 담긴 게시물들이 영화 개봉과 함께 온라인에서 빠르게 퍼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선전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완커(萬科)의 왕스 회장이 이번 영화의 최대 수혜자로 부상했다. 미인어의 남자주인공이 부동산 개발업자로 환경보호에 앞장서고 있는 왕 회장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는 소문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왕 회장은 중국 산업계에서 가장 지속가능한 발전을 중요시 여기는 인사 중 한명으로 알려져 있다. 왕회장의 영향으로 개발업체 완커는 녹색건축, 녹색산업 생태계 건설, 자원 절약 등 공익 사업에 앞장서고 있다. 왕회장은 지난 1월 세계자연기금회로부터 “자연보호 리더 특별 공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 매일경제신문은 16일 “미인어가 담고 있는 간척사업은 선전 개발업계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며 “간척사업 반대 운동에 뛰어든 사람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아울러 “미인어의 공익적인 메시지가 중국 가정들을 스크린으로 끌어 들이는데 큰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이승환 기자 (lsh8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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