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선엽 기자] '무어의 법칙' 폐기와 관련해 황창규 KT 회장이 입을 열었다. '무어의 법칙'이 최근 폐기됐지만 삼성전자 사장 시절 자신이 제시한 '황(黃)의 법칙'은 여전히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황 회장은 제4차 산업혁명을 위해서는 대기업과 대기업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힘 줘 말했다.
황 회장은 18일 서울 중구 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의 ‘전국 최고경영자 연찬회’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얼마 전 신문을 보니 '무어의 법칙'이 폐기됐다"며 "무어의 법칙이 공급자 측면에서 기술의 발전 가능성에만 집중한 반면 '황의 법칙'은 소비자 수요와 시장 트렌드를 모두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KT 황창규 회장이 18일 중구 조선호텔에서 개막한 경총의 ‘제39회 전국 최고경영자 연찬회’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사진=KT 제공> |
'무어의 법칙’은 인텔 공동 창업자인 고든 무어가 지난 1965년 4월 ‘일렉트로닉스’란 잡지에 게재한 글에서 처음 주장한 이론으로 18개월마다 칩에 집적할 수 있는 트랜지스터 수가 2배씩 증가할 것이란 예언이다.
바꿔 말해 CPU의 속도가 1.5년마다 2배로 증가할 것이란 이론으로 이후 인텔 반도체 전략의 핵심 역할을 하면서 ‘무어의 법칙’으로 불렸다.
하지만 과학전문매체 네이처는 최근 2월호에서 '무어의 법칙'이 탄생 51주년을 맞은 올해 공식 '사망선고'를 받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반해 황 회장은 2002년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사장 시절 국제반도체회로회의(ISSCC) 세미나에서 "플래시메모리 용량이 1년에 2배씩 증가한다"고 선언했다. 이른바 '황의 법칙'이다.
그는 "당시 내가 5000명 앞에서 겁도 없이 선언했는데 지금 여러분은 모두 (CPU 속도가 아닌) 메모리 용량을 보고 스마트폰을 구매하지 않는가"라며 '황의 법칙'이 여전히 건재함을 강조했다.
'황의 법칙'으로 연설을 시작한 황 회장은 이어 4차 산업혁명의 중요성과 4차 산업혁명을 이끌기 위한 KT의 노력, 그리고 4차 산업혁명이라는 기회를 잡기 위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력을 호소했다.
또한 제 4차 산업혁명을 통해 한국이 다시 한 번 도약하기 위해서는 대기업과 대기업의 협력 또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협력만 제대로 이뤄진다면 자율주행 스마트카 산업에서 자동차 강국 독일을 제치는 것도 꿈이 아니란 설명이다.
황 회장은 "우리는 지금 자동차 세계 5위인데 독일이 두려워하는 것은 스마트카, 자율주행차가 되면 대한민국이 1등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라며 "대기업과 대기업의 협력도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처럼 기계, 화학, 반도체, 조선, 차 등 주력산업을 이렇게 다양하게 갖고 있는 나라가 없다"며 "우리 역량을 잘 이용해 협력하면 4차 산업에 엄청난 시너지를 가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대기업과 대기업의 협력이라는 것이 어색할 수도 있지만, 허심탄회하게 협력하다보면 기적같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올해 39회를 맞은 경총 최고경영자 연찬회는 최고경영자들이 모여 급변하는 국내외 경영환경을 예측하고, 지속가능경영의 실천적 방향을 모색하는 행사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