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금값 향방에 대한 전망과 투자 의견이 월가의 애널리스트 사이에 크게 엇갈리는 가운데 관련 펀드로 미국 금융위기가 고조됐던 2008년 이후 최장기간에 걸쳐 자금이 유입됐다.
자금 유입 규모 역시 200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해 경기 침체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반영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을 포함한 국제 기구의 성장률 하향 조정과 최근 씨티그룹까지 투자은행(IB) 업계가 연이어 경기 침체를 경고하면서 ‘리스크-오프’ 심리를 부추기는 상황이다.
도이체뱅크는 투자 보고서를 내고 적극적인 금 베팅에 나설 때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금 <출처=AP/뉴시스> |
26일(현지시각)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발표한 펀드플로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한 주 사이 금에 투자하는 펀드로 26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밀려 들었다.
또 최근 3주 연속 금 펀드는 자금 유입을 기록했고, 매수 규모가 총 58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09년 6월 이후 최고치에 해당하는 수치다.
주식과 환율 등 주요 금융 지표가 널뛰기를 하는 데다 위험자산의 하락이 두드러지자 이른바 ‘헤븐’에 대한 수요가 대폭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속도가 당초 시장의 예상보다 크게 둔화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면서 금의 투자 매력이 상승했다는 진단이다.
지난 한 주 사이 투자자들은 주식 펀드에서 27억달러의 자금을 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 펀드의 ‘팔자’는 8주에 걸쳐 지속, 2008년 이후 최장기 기록을 세웠다.
한편 이날 도이체방크는 적극적인 금 매입을 추천해 관심을 끌었다. 연초 이후 금값의 강세에도 골드만 삭스를 포함해 상당수의 IB가 금값 향방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는 것과 상반되는 주장이다.
거시경제 관련 불확실성이 풀리지 않고 있고, 금융시장의 리스크 역시 가라앉지 않고 있어 올들어 금값의 가파른 상승에도 매수 전략이 적절하다는 것이 도이체방크의 설명이다.
금 선물은 지난 2011년 온스당 1900달러까지 오른 뒤 가파르게 하락, 연초 온스당 1040달러 선까지 밀린 뒤 반등해 120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번 도이체방크의 주장은 금 선물이 온스당 1000달러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는 기존의 전망과 엇갈리는 것이다.
이는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한 전망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해 말 도이체방크는 연준이 올해 세 차례의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최근 이를 수정, 추가 긴축을 연말까지 한 차례 실시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보고서에서 도이체방크는 금값 자체는 고평가된 상태이지만 주요국의 마이너스 금리 시행이 번지고 있는 데다 거시경제 리스크가 상승하고 있는 만큼 헤지 차원에서 금의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