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지난해 우리기업의 기업 간 인수합병(M&A)이 크게 늘었지만 대기업의 M&A는 외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산업 진출이 크게 줄고 계열사 간 구조조정을 적극 추진한 것으로 분석됐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정재찬)는 2015년도 공정위가 심사한 기업결합의 동향과 주요 특징을 28일 발표했다.
지난해 기업결합 건수는 총 669건이며, 금액은 381조9000억원으로 건수는 지난해(571건)보다 18.4% 늘었고, 금액은 지난해(210조3000억원)보다 47.4%나 급증했다(그래프 참고).
특히 외국기업에 의한 기업결합이 120건에서 130건으로 늘었고 금액기준으로는 172조1000억원에서 325조6000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자료: 공정거래위원회) |
하지만 대기업의 기업결합은 오히려 양적·질적으로 모두 저조했으며 특히 신산업 진출이 부진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소속 기업의 기업결합은 오히려 감소 230건에서 150건으로 34.8%나 줄었다. 특히 실질적 인수합병으로 볼 수 있는 비계열사와의 기업결합은 160건에서 93건으로 41.9%나 급감했다.
특히 결합금액이 1조원을 초과하는 대형 기업결합은 주로 대규모 기업집단 내 구조조정 차원의 계열사 간 기업결합이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이나 SK와 SK ENC의 합병,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의 합병이 대표적이다.
비계열사와의 기업결합의 경우도 신산업에 대한 진출보다는 주로 기존 사업과 연관된 사업부문을 인수하는 차원이었다.
다른 업종 간 기업결합인 혼합결합이 100건에서 47건으로 대폭 감소반 반면, 같은 업종이나 유사한 업종 간 결합인 수평·수직결합은 60건에서 46건으로 줄어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현대제철-SPP율촌에너지 영업양수(단조설비), 롯데쇼핑-대우인터내셔널 영업양수(대우백화점 마산점, 부산센트럴점), 한화-삼성 석유화학 계열사 인수(석유화학), 세아-포스코특수강 인수(철강) 등이 대표적이다.
이는 항공우주 및 생명공학 등 첨단산업 분야 진출을 위한 대형 기업결합이 다수 발생한 미국과 EU의 동향과 대비된다는 게 공정위의 분석이다.
중국기업의 국내기업 인수가 증가한 것도 특징이다. 2013년 2건(400억원)에서 2014년 4건(6000억원), 2015년에는 10건(1조6000억원)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이는 국내 제조기업의 보유 기술 확보하거나 자국 내 영향이 커지고 있는 국내 방송 콘텐츠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밖에 전기·전자업종의 기업결합이 31건(6.9%)에서 66건(12.5%) 늘어 건수 및 비중이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 관계자는 "대기업 집단의 기업결합이 양적·질적으로 모두 저조했다"면서 "특히 신산업 진출 목적의 기업결합에 소극적이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