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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민심 잡는 여·야 '주택공약' 실효성은?

기사등록 : 2016-03-04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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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빈집활용' 주택공약 남발…포퓰리즘 우려까지

[뉴스핌=김나래 기자] 4일 20대 총선을 40일 앞두고 정치권에서 청년 주거문제 해결을 위해 여러 공약들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공약의 실현 여부와 효과 성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되면서 청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한 공약(空約)에 불과할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 새누리당 '빈집 활용' vs 더민주·국민의당 '국민연금 활용'

청년들이 결혼이나 출산을 포기하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로 주거불안과 주택구입 문제가 꼽힌다. 정치권에서 청년들을 겨냥한 주택공약들을 앞다퉈 내놓는 이유다.

먼저 새누리당은 박근혜 정부의 대표적인 청년주거대책인 행복주택 공급 확대와 함께 기숙사 리모델링 활성화 등 청년주거대책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 중 도심 내 빈집을 활용한 임대주택 공급은 오랫동안 방치된 빈집들을 매입 또는 임대한 뒤 정비해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료로 청년층 등 주거취약계층에 공급하자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국민연금을 활용한 청년임대주택을 관련 공약으로 내세웠다.

더민주는 경제민주화 실현을 위한 '더불어성장론'을 제시하면서 국민연금을 재원으로 다가구·다세대주택 5만가구를 매입, 만 35세 이하 청년과 신혼부부 15만명에게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이 경우 미래의 국민연금을 책임질 청년층의 주거 불안을 해소하는 것은 물론, 국민연금의 투자부문도 다양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민의당도 국민연금을 활용해 만 35세 이하 청년과 신혼부부들에게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공공주택특별법 개정안, 일명 '컴백홈법'을 당의 1호 법안으로 발의했다. 이 법안은 사실상 '청년희망임대주택'을 국민연금 재원으로 조성하는 내용으로, 국토부가 검토 중인 뉴스테이 출자 협약을 청년 세대에 우선 적용하는 방식이다. 국민연금의 안정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싼 임대료를 받겠다는 것이다.

◆ 전문가들 "청년 배려정책 취지는 좋지만 실효성 낮아"

전문가들은 정치권이 청년주거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정책을 만드는 것도 좋지만 실효성과 형평성 등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일단 국민연금의 복지 재원 활용 주장은 국민연금이 정부의 '쌈짓돈'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 적잖은 논란이 일고 있다.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국민의 노후를 위한 보루인 국민연금을 야당이 마치 주머닛돈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국민연금활용반대론자들은 국민연금은 정책자금 성격이 아닌 안정적인 기금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청년주택사업에 그동안 다른 기금들도 뛰어들지 않는 것은 수익률이 낮기 때문"이라며 "국민연금 고갈론까지 나오는 마당에 위험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연금 활용 찬성론자들은 발상의 전환을 강조한다. 기금을 청년복지에 사용해 고용안정과 출산율 향상에 보탬이 된다면 장기적으로 국민연금 재정안정화에도 도움이 된다는 논리다. 

조명래 단국대 교수는 "국민연금 70%가 주식이기 때문에 3~4% 수익을 보장해주면서 주거복지쪽으로 투자하는 것은 연금운용의 과제"라며 "국민연금은 국민기금으로 국민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이 발표한 빈집을 활용한 임대주택 공약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도심 내 빈집이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많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도심 지역의 빈집이 거의 없는데다 서울시도 하고 있지만 미진했다"며 "저활용된 빈집으로 한다고 하더라도 비용면에서 따져보면 기대할 수 있는 수익 효과가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조명래 단국대 교수는 "일본은 동경만 해도 85만가구 정도의 빈집이 발생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전국적으로 합산했을 때 80만이 나온다"면서 "우리나라도 격차를 두며 따라간다고 봤을 때 대비는 할 필요가 있지만 빈집에 대한 일반정책도 없는 게 더 시급한 문제"라고 꼬집었다.

각 정당에서 내세우고 있는 공약들이 포풀리즘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그동안 '선심성 공약'들을 남발하고 제대로 지키지 못한 모습을 보여 왔기 때문이다. 또 서로 비슷한 공약을 이름만 바꿔내는 경우도 있었다.

빈집 활용 임대주택의 경우 앞서 이미 서울시가 낡은 고시원, 여관·모텔, 빈사무실을 주거용 쉐어하우스(공유주택)로 리모델링해 '반값 월세'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작년 말 국토부가 개정한 '공공주택특별법 시행령'에 따라 노후 고시원, 오피스텔 등 준주택을 매입해 리모델링 후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관련 절차가 진행 중인 상태다.

또 국민의당이 내놓은 '컴백홈법'의 경우 재원 조달 방법에 대한 실현가능성 논란에 시달렸을 뿐만 아니라 더민주가 앞서 발표한 주거 정책과 유사해 '원조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뉴스핌 Newspim] 김나래 기자 (ticktock032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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