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철광석의 사상 최대 랠리에 7일(현지시각) 월가의 시선이 집중됐다.
중국의 성장 둔화와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 직격탄을 맞았던 철광석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관련 종목이 동반 급등했다.
지난 5일 중국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개막된 가운데 경기 부양 및 관련 업계의 생산 감축에 대한 기대가 고개를 들면서 철광석 가격을 끌어올리자 하락 베팅에 나섰던 트레이더들이 이른바 숏커버링에 나서면서 전례 없는 랠리가 연출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칭다오항에 수입된 철광석 <출처=신화/뉴시스> |
월가 투자가들 사이에서는 이날 철광석과 관련 종목의 강세가 투기 세력의 ‘사자’에 따른 단기적인 움직임이라는 의견과 최근 유가를 포함한 전반적인 상품시장 상승과 함께 침체 우려가 지나치다는 사실을 반영하는 근거라는 주장이 엇갈렸다.
이날 업계에 따르면 철광석이 한 때 19% 치솟으며 톤 당 63.74달러에 거래됐다. 이에 따라 철광석은 연초 이후 50%를 웃도는 상승 기염을 토한 한편 9개월래 최고치에 올랐다.
관련 종목 역시 동반 급등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클리프 내추럴 리소시스가 장중 한 때 30% 폭등하며 2008년 이후 최대 랠리를 나타냈고, 브라질의 광산 업체 발레도 장 초반 10% 치솟았다.
호주 포테스큐 메탈 그룹이 장중 24% 뛰었고, 리오 틴토와 BHP 빌리턴 등 광산주의 미국 ADR이 장중 일제히 5% 내외로 올랐다.
긍정적인 의견이 고개를 들었다. 최근 번지기 시작한 상품시장 바닥론에 힘을 실어주는 움직임이라는 얘기다.
피터 부크바 리지 그룹 애널리스트는 CNN 머니와 인터뷰에서 “상품시장이 마침내 바닥을 찍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상품시장 폭락에 일격을 맞은 종목과 관련 국가가 진정한 가치 투자 기회를 지닌 투자처”라고 강조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추가 부양책으로 철광석과 철강 등 주요 금속 상품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깔린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폭등이 금융시장의 혼란을 가중시켰을 뿐이라는 비판이 없지 않다. 아울러 단기적인 ‘해프닝’에 그칠 여지가 높다는 주장이다.
수 후이민 훠타이 그레이트 월 퓨처스 애널리스트는 이날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숏커버링이 철광석 폭등을 초래했다”며 “현물의 실수요 증가가 가시화되지 않은 상황에 선물의 나홀로 상승이 추세적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CNBC에 따르면 골드만 삭스 역시 철광석 가격 상승이 단기 현상으로 종료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배런스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라메리카(BOfA)-메릴린치 역시 같은 목소리를 냈다. 철광석과 구리 등 주요 원자재의 수급 균형이 아직 요원하다는 지적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