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지연 기자] 9일 오후 1시 서울에서 펼쳐지는 이세돌 9단과 구글의 인공지능(AI) 알파고의 세기의 바둑 대결에 전통적인 바둑 강국인 중국인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 팬수가 16만명에 달하는 왕숴(王爍) 경제 전문지 차이신 편집장은 “이세돌의 바둑 스타일은 자신의 불안함으로 상대방의 더 큰 불안함에 베팅하는 것”으로 “인간에게는 효과적이나 인공지능 컴퓨터인 알파고에게는 통하지 않는다”는 글을 올리며 이세돌 9단의 패배를 점쳤다.
아울러 위빈(俞斌) 중국 바둑 국가대표팀 코치가 8일 한국에서 접한 구글 내부소식에 따르면 구글 엔지니어팀은 이세돌의 승산을 ‘0’으로 내다보며 알파고의 완승을 점치고 있다고 중국 IT 매체 시나과기(新浪科技)가 보도했다.
이에 대해 중국 네티즌들은 “역사를 바꾼 이세돌이 기계 따위에게 질리 없다” “말도 안 된다” “잊었어? 인간은 지면 컴퓨터를 부실 수 있다”라며 대부분이 이세돌 9단의 승리를 예상하고 응원하는 모습이다.
인공지능 알파고와 대결 예정인 이세돌 9단 <이미지=바이두(百度)> |
중국 프로 바둑기사들은 이세돌이 알파고를 이길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 5일 제17회 농심배 바둑대회 최종국에서 이세돌을 꺾은 중국 바둑랭킹 1위 커제(柯潔)는 이세돌의 5-0 승리를 예상한 바 있다.
커제는 “내게 100위안이 있다면 이세돌의 승리에 모두 걸 것”이라며 알파고가 인간과 비슷한 사고를 한다고는 하나 프로 바둑의 세계에서 정점을 찍기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알파고가) 비슷한 난관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바둑 1위 자리에 3차례 올랐던 창하오(常昊) 9단 역시 이세돌의 5-0 승리를 점치며 “컴퓨터(알파고)가 한 판이라도 이기면 최강 바둑기사와 대적할 능력을 이미 갖췄음을 입증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기성(棋聖)’ 녜웨핑(聶衛平) 중국 바둑협회 부주석도 “100% 이세돌이 승리한다”고 확신했다. 물론 이에 대해 일부 중국 네티즌들은 “인공지능이 무슨 포털사이트에 깔린 인터넷 광고인 줄 아냐” “이런 확신에 찬 발언은 ‘기성’으로서의 자세가 아니다” “옛날 사람한테 뭘 물어보냐”라는 등 알파고의 능력을 높게 샀다.
최택 6단(박보검 분) <이미지=바이두(百度)> |
한국 바둑기사와 인공지능의 대결에 대한 중국인들의 높은 관심은 지난 1월에 끝난 인기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의 영향도 어느 정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응팔에 등장하는 천재 바둑기사 최택 6단(박보검 분)에 대한 중국 시청자의 높은 관심과 애정이 이번 이세돌 알파고 바둑 대전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세돌 알파고 바둑 대결에 관한 기사 댓글창에는 뜬금 없이 “우리 최택 6단 (하트)” “최택 6단이다” “응답하라 1988” 등과 같은 댓글이 달려있다.
한편 9~15일 펼쳐지는 이세돌-알파고의 바둑 대국은 유튜브(Youtube), 케이블 방송 ‘바둑TV’, 아프리카TV ‘인공지능 알파고와 바둑 콘서트’ 등을 통해 생중계로 관람할 수 있다.
[뉴스핌 Newspim] 이지연 기자 (dela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