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선엽 기자] 구글이 개발한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가 현역 바둑 최고수 이세돌 9단과 오늘부터 '세기의 대국'을 펼친다.
컴퓨터에 맞서는 인간 대표로 한국인이 나선다는 점에서 국민적 자부심이 크지만, 정작 인공지능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기술력은 선진국 대비 2.6년 뒤진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가 300억원을 투자해 지능정보기술연구소 설립을 준비하고 있지만 국내 인력으로는 자리를 다 채울 수 없어 해외에서 박사들을 모셔와야 할 형편이다.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지능정보산업은 선발주자의 기술력과 지식의 축적이 시간이 흐름에 따라 가속화되어, 후발주자가 쉽게 따라잡기 어려운 구조"라고 밝혔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8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16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 스프링 컨퍼런스(AI is Here 성큼 다가온 인공지능)' 에 참석해 행사장 벽에 부착되어 있는 '이세돌-구글 알파고 바둑대국 관련 포스터' 를 보며 환한 표정으로 웃고 있다.<사진=미래부> |
9일 정보통신기술(ICT)업계 등에 따르면 인공지능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 중인 글로벌 기업은 구글과 IBM,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페이스북 등이다.
인공지능의 개념을 전 세계인에게 각인시킨 기업은 IBM이다. IBM이 개발한 슈퍼컴퓨터 '딥블루'는 1997년 세계 체스 챔피언인 가리 카스파로프를 꺾으며 파란을 일으켰다.
2011년 IBM이 개발한 슈퍼컴퓨터 '왓슨'은 미국 인기 퀴즈 프로그램 '제퍼디'에 출전해 역대 챔피언들과의 경쟁에서 최종 승리를 거뒀다.
구글도 최근 인공지능 및 자율주행 분야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2014년 4000억원에 인공지능 자회사 '딥마인드(DeepMind)'를 인수했는데 알파고는 이 회사가 개발한 인공지능 프로그램이다.
알파고는 판후이와 대국을 펼칠 당시 1202개의 CPU와 176개의 GPU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다. 추형석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바둑 인공지능 프로그램에 이정도 환경을 투자할 수 있는 기업은 전 세계적으로도 손에 꼽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구글은 스스로 운행하는 자율주행차에서 선도기술을 보유했다. 구글의 자율주행차는 330만km의 운행기록을 세운 바 있다. 현대차 등 우리 기업들도 자율주행 연구에 나선 상황이지만 세계적 수준과는 거리가 멀다.
미래부 관계자는 "완벽한 자율주행을 5로 본다면 구글의 수준은 3.5 정도"라며 "우리나라의 자율주행 기술 수준은 2 정도"라고 말했다.
애플도 2011년 스마트폰 비서 서비스 '시리'(Siri)를 내놓며 인공지능을 실생활에 적용하고 나섰다. '시리'는 사람의 음성을 인식해 질문의 내용을 파악하고 데이터베이스 검색을 통해 이에 대한 답을 내놓는다.
에릭 슈미트 구글 지주회사 알파벳 회장(오른쪽)과 이세돌 프로바둑 기사(가운데), 데니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 서울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프레스 브리핑'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이형석 기자> |
글로벌 기업들이 인공지능 분야에 방대한 투자를 진행 중이지만 국내 기업의 수준은 이제 '걸음마'다. 미래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공공분야를 중심으로 엑소브레인, 딥뷰 등 지능정보기술 연구가 진행 중이다.
엑소브레인은 지식학습을 통해 전문가 수준의 지능확보을 확보하는 인공지능 컴퓨터로 딥러닝과 언어인지 기술을 바탕으로 한다. 딥뷰는 실시간 영상분석을 통하여 의미를 찾는 시각지능 프로젝트다.
미래부 측은 "기업들도 지능정보 기술에 대한 투자를 진행중이나 아직 본격화 단계에 이르지는 못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실제 정보통신기술진흥터(IITP)는 2015년 ICT 기술수준조사에서 우리나라 인공지능 기술이 선진국 대비 2.6년의 기술격자가 있다고 발표했다.
이에 정부는 올해 예산 300억원을 들여 인공지능 기술을 국가 차원에서 개발하는 '지능정보기술연구소'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프로젝트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전문 인력 확보에서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광수 미래부 정보통신정책과장은 "우리나라는 인공지능 전문 인력이 얼마 되지 않는다"며 "목표한 연구원 숫자를 채우기 위해 해외에서 인력을 조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