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럽과 일본, 미국의 중앙은행 통화정책 회의가 연이어 예정된 가운데 시장의 시선이 달러에 집중되고 있다.
주요국의 통화정책 결정에 따른 달러화 향방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행보를 결정하는 관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다수의 투자자들은 오는 15~16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자들이 연방기금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달러화 <출처=블룸버그통신> |
해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데다 2월 비농업 부문 고용 개선에도 시간당 평균 임금이 감소하는 등 지표가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투자자들 사이에 연내 금리인상이 불발될 것이라는 극단적인 비둘기파 전망은 일보 후퇴했다. 지난 1월 근원 PCE 물가지수가 1.7% 오르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가 지나치게 과소평가됐다는 의견에 힘이 실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이나 일본은행(BOJ)의 부양책 확대로 인해 달러화가 주요 통화에 대해 오를 경우 연준의 금리인상이 좌절될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연준의 레이얼 브레이너드 정책위원은 CNBC TV와 인터뷰에서 “정책자들이 미국 경기 향방을 주시하고 있지만 경제가 해외에서 밀려오는 조류에 휘둘리고 있다”며 “달러화가 현 수준에서 추가로 오를 경우 미국 제조업과 수출을 강타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앞서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도 달러화 강세의 딜레마에 대해 곤혹스러운 입장을 드러내 시장의 관심을 모았다.
그는 지난 1월 샌프란시스코의 미국 경제 연합회 연례 총회에 참석해 “일반적으로 정책자들이 변동환율 제도의 효과를 전세계 경제에 걸친 수요의 재분배라는 측면에서 환영하지만 통화 평가절상으로 인해 성장률에 흠집이 생길 상황은 반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9~10일 회의에서 ECB가 예상대로 부양책을 확대, 달러화가 유로화에 상승할 경우 연준의 속내가 불편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BOJ의 회의를 둘러싼 시장의 전망은 크게 엇갈린다. 지난 1월 전격적인 마이너스 금리를 단행한 데 따른 부작용과 엔화의 예상 밖 강세가 투자자들은 물론이고 정책자들까지 혼란스럽게 하는 상황이다.
일부에서는 ECB의 부양책으로 인해 엔화가 추가로 오를 경우 BOJ가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미국 경제는 지금까지 강달러와 해외 경제 성장 둔화에 상당한 내성을 과시했다. 제조업 경기가 둔화되고 있지만 고용과 전반적인 성장률이 탄탄하다는 평가다.
고용과 인플레이션 지표 개선에 따라 금리인상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상승했지만 달러화는 완만한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달러화가 이 같은 추이를 유지할 경우 6월 금리인상이 열린 것으로 진단하고 있지만 반전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이다.
조셉 가뇽 피터슨 연구소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연준의 금리인상에 무게가 실릴 때 달러화가 오르면서 발목을 붙잡는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다”며 “이상한 줄다리기가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