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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패배에 중국 네티즌들 '구글 신' 숭배풍조 만연

기사등록 : 2016-03-10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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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학원 그만두고 알파고에 투자해야' 주식투자도 컴퓨터에...

[뉴스핌=이승환 기자] 인류대표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첫 대국 결과에 대해 중국 주요 미디어와 네티즌들이 열띤 반응을 나타냈다.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 서울에서 진행된 이 9단과 구글의 알파고의 첫 대국이 알파고의 승리로 끝났다. 이 9단은 무려 30여분을 남긴 상황에서 기권을 선언하며 충격적인 패배를 인정했다.

경기 직후 중국 주요 언론들은 헤드라인으로 이 소식을 전했다.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이 9단의 패배에 대해 치열한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다.

중국 대형 포탈 '시나(sina)'의 이세돌·알파고 대국 특별 코너 <캡쳐=시나>

중국 최대 경제매체 제일재경(第一財經)은 이날 알파고의 승리 소식을 전하며 "이 9단의 패배가 결정되는 순간 기계 특유의 차가운 한기가 현장을 감쌌다"며 "알파고는 어떠한 미동도 없이 차분히 승리를 만끽했다"고 전했다.

제일재경은 또한 "이 9단의 가장 큰 장점인 현장적응 능력과 패배면역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신문은 경기 다음날인 10일 오전 현재까지 이 9단의 패배소식을 홈페이지 헤드라인에 걸어 놓은 상태다.

며칠 전부터 '이세돌 VS 알파고' 특별 코너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 중국 3대 포털사이트 시나(新浪)는 "인류의 최대약점인 심리변화가 패인이 됐다"며 "이 9단이 승기를 잡은 후부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며 역전을 허용했다"고 분석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人民日報)도 10일 아침 해외판 지면을 통해 "인간과 로봇의 첫 대결에서 이세돌이 패배를 선언했다"고 대국 소식을 전했다.

이외에도 왕이(網易), 텐센트, 경화시보(京華時報) 등 중국 유명 매체들이 이 9단과 알파고의 대결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두(百度) 검색창에 'LI'를 검색하면 이세돌이 가장먼저 나온다 <캡쳐=바이두>

대국 결과에 대한 중국 네티즌들의 반응은 더욱 뜨겁다. 주요 스포츠 관련 커뮤니티는 물론 중국 최대 SNS 웨이보(微博), 중국판 페이스북 런런왕(人人網) 등에서도 '이세돌 패인 분석', '경기 예측' 등의 글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현재 중국 최대 검색엔진인 바이두(百度)에 알파벳 'L'과'I'를 입력하면 가장 먼저 나오는 검색어가 바로 ‘이세돌’이다. LI(리,李)는 이세돌의 성인 '이'의 중국 발음으로 현재 중국에서 약 1억명의 리씨가 살고 있다. 그만큼 많은 중국 네티즌들이 이세돌을 검색하고 있다는 얘기다.

또한 웨이보에서는 10일 오전 현재 이세돌과 알파고 대국 관련 게시물이 3만여개로 접속자수는 160만명에 육박한다.

상하이에 거주중인 왕씨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인류 대표 이세돌의 승리를 강력하게 응원한 한 사람으로서 마음이 착잡하다"며 "앞으로 프로 바둑기사들은 뭘 먹고 살겠냐. 바둑 기사를 꿈꾸고 있는 아들이 진로를 바꾸도록 하겠다"고 토로했다.

ID 구위에(古月, 고월)의 한 네티즌은 "오늘 경기를 보고 주식투자를 그만 둬야겠다고 결심했다. 앞으로 투자시장은 인공지능과 컴퓨터들의 전장이 될 게 불보듯 뻔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웨이보(微博) '이세돌·알파고' 이슈 페이지 <캡쳐=웨이보>

중국 네티즌들은 대국장 환경이 심리적 부담이 큰 이 9단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지적도 내놨다. 동시에 중국 바둑 랭킹 1위인 커제(柯洁) 9단이 나서 인류의 존엄을 회복해야 한다는 의견에도 힘이 실렸다.

웨이보에서 활동중인 한 중국 네티즌은 "대국장 환경이 너무 어수선했다"며 "인류를 대표하고 있는 바둑기사에게 대국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줬어야 했다"고 밝혔다.

한편 중화권 스타 왕리훙(王力宏)은 자신의 웨이보에 "오늘 인류는 졌다. 인공지능이 이겼다.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가 세계 바둑의 왕 이세돌을 무너뜨렸다. 이 같은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인간의 지능이 어느날 완전히 인공지능으로 대체되는 것은 아닐까"라는 글을 게재하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뉴스핌 Newspim] 이승환 기자 (lsh8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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