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지유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국제금융시장 변동성이 여전히 존재하고 내수부진이 지속됨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에 대한 '관망세'를 유지했다. 특히 이주열 총재는 현재의 1.50% 금리도 충분히 완화적이기 때문에 더 낮출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지난달 나왔던 금리인하 소수의견이 이번에 또 나왔고 전반적으로 경기부진 상황에 공감하고 있어 4월 인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한국은행은 10일 오전 서울 남대문 본점에서 금통위를 열고 3월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했다. 지난해 6월 1.75%에서 사상 최저 수준으로 인하한 뒤 9개월째 동결이다.
이번 동결 결정은 수출 감소와 내수 부진이 지속돼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 가운데 나왔다.
금통위원들도 수출 감소세와 소비 등 내수 회복세의 약화 움직임이 지속되는 가운데 경제주체들의 심리도 부진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대외 경제여건으로 인한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오전 서울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대내외 경기부진 여전하지만 지켜봐야
2월 수출은 중국 등 신흥국에 대한 수출감소세 지속으로 364억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2.2% 줄어 14개월 연속 감소했다.
1월 승용차 등 내구재 소비가 감소함에 따라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1.4% 줄었고, 설비투자도 운송장비 투자를 중심으로 6.0%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제조업 생산도 자동차·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2.1% 감소했고, 서비스업 생산도 도소매 및 부동산·임대, 예술·스포츠·여가 등을 중심으로 0.9% 줄었다.
금통위는 가계부채 부담과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로 인한 변동성 확대, 기업 구조조정 지연 등 저금리의 부작용을 더 우려했다.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회의를 앞두고 한은 금통위가 선제적으로 금리를 움직이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10일(현지시간), 일본중앙은행(BOJ) 은 14~15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15~16일 열릴 예정이다.
◆이주열 "연 1.50%도 충분히 완화적"…시장은 4월 인하 점쳐
이주열 총재는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소비 및 설비투자가 2월 중에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 부진의 정도는 1월보다 다소 완화됐다고 보고 있지만, 내수의 흐름을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대외경제에 대해서도 이 총재는 "우리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며 "경기흐름을 정확히 판단하기 위해서는 객관 중립적으로 봐야 하기 때문에 현재 4월까지 어떻다고 단언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 금융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는게 사실이지만 유동성도 많이 공급돼 있다"면서도 "이러한 흐름이 다시 바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유의하고 경계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현재금리 1.5%는 충분히 완화적인 수준"이라면서 "지금 금리수준 실물경제를 제약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 총재가 관망세로 일관하는 동시에 금리인하 필요성을 일축했지만 시장 분위기는 '4월 인하'를 점치고 있다. 하성근 금통위원도 지난달에 이어 2개월 연속 금리인하를 주장했다.
이슬비 교보증권 연구원은 "통화정책흐름과 국제유가흐름을 좀 더 확인하려고 한 부분이 동결 결정에 영향을 준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4월 인하 가능성은 높게 열려 있다고 본다"며 "연초에 수출 내수 동반부진 지속 가능성이 높아 보이고 경제수출심리 통계지표도 계속 부진하게 나와서 경기부진을 방어할 가능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4월 인하가 아니더라도 상반기 중에는 인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지유 기자 (kimji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