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수호 기자] 전날 1국과는 정반대였다. 이세돌 9단의 장기전 전략에도 알파고(AlphaGo)는 가면 갈수록 강해졌다. 후반부를 노린다는 이 9단의 전략은 완전한 실패로 끝났다.
5전 전승을 자신했던 이 9단도 2연패 이후, 알파고의 위력을 인정하며 잔여 3경기 중 1경기만이라도 잡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10일 오후 1시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진행된 두번 째 대국에서 이 9단은 시종일관 안정적인 경기를 펼치며 우세를 점했으나 알파고가 종반, 승부수를 던지고 격차가 줄여내며 역전을 일궈냈다. 이 9단은 211수 만에 어제와 마찬가지로 불계패를 선언했다.
1국에서 알파고를 흔들기 위해 변칙적인 수를 뒀던 이 9단은 시종일관 안정을 추구했고, 안정적이었던 알파고는 오히려 변칙 수를 남발했다. 하지만 중반부로 갈수록 유리했던 이 9단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와의 대결에서 2연패를 기록한 이세돌 9단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 서울에서 대국을 마치고 기자회견장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특히 알파고는 경기시간 3시간을 훌쩍 넘겼음에도 제한시간을 20분 가량 남길정도로 여유가 있었다. 반면 이 9단은 초제한에 걸리며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알파고가 경기 중후반 9단이 유리했던 중앙을 공략하며 경기를 뒤집는데 성공했다.
이날 경기 이후, 간담회에 나선 이 9단은 "오늘은 알파고의 완벽한 승리"라며 "초반부터 앞섰다고 생각한 적 없었고 어제 경기는 이상한 점이 있었으나 오늘 경기는 그런 것도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이제서야 몸소 어렵다는 것을 느꼈다"라며 "1판은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남은 경기에서 승리하기 위한 전략으로 초반 공세를 선언했다. 장기전으로 가면 갈 수록 강해지는 알파고를 잡기 위해선 단기전 밖에는 방법이 없다는 의미다.
해설을 맡은 유창혁 9단 역시도 "어제와 다르게 이 9단이 안전하게 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라며 "어제는 알파고가 끝내기에서 문제가 있었는데 오늘은 후반부에 너무 잘 둬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와의 대결에서 2연패를 기록한 이세돌 9단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 서울에서 대국을 마치고 심각한 표정으로 나서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승장이 된 하사비스 딥마인드 CEO는 "훌륭한 대국이 진행됐고 끝내기까지 긴장감이 팽팽했다"라며 "예측하지 못했던 여러 변칙 수를 두면서 흥미진진한 대국이 됐다"며 승리의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두 번째 경기에서도 이 9단이 패배함에 따라 남은 경기에서 이 9단이 완패 할 지 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나머지 3경기 모두, 알파고가 승리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추형석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연구원은 "5개월의 시간동안 알파고가 뭔가를 해서 실력을 늘렸는지는 잘 모르겠다"라며 "원래부터 뛰어났으나 구글이 2~5단 수준이라고 평가절하해 표현한 것은 아닐까 생각마저 들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수호 기자 (lsh599868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