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이 기사는 03월 10일 오후 5시25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이승환 기자] 꺼저가는 성장 동력을 살리기 위해 중국정부가 영업세를 증치세(부가가치세)로 전면 전환하는 세제개혁 카드를 꺼내 들었다. 산업 전반에 대한 재정지원을 확대하는 동시에 대규모 감세 정책을 실시해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을 3%까지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 과정에서 금융, 부동산, 건설, 서비스 등 분야의 기업들이 최소 4000억위안(73조원)의 감세 효과를 누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지난 5일 양회 정부업무보고를 통해 기존의 영업세의 증치세 전환을 골자로 한 대규모 감세 정책 시행을 예고했다. 건축, 부동산, 금융, 생활서비스 등 산업이 감세 정책 시행 범위에 포함됐다. 이같은 세제 개편은 오는 5월1일부터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간다.
영업세를 증치세로 통합하는 정책은 지난 2012년 1월 교통운수 분야에 처음 도입된 뒤 점차 시행 범위를 넓혀 나가고 있다. 그러나 영업세의 80%를 납부하고 있는 건축, 부동산, 금융, 서비스 산업이 제외되면서 사실상 반쪽짜리 세제 개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증치세란 최종 소비자가 부담하는 간접세로, 우리나라의 부가가치세에 해당한다. 우리나라에서 재화와 용역의 구분없이 10%의 부가가치세가 적용되는 것과 달리, 중국은 서비스(용역)에 한해 전체 매출액에 부과하는 영업세를 따로 적용해왔다.
이로 인해 금융, 건축, 오락, 서비스 등 분야의 사업체들은 영업수익에 대해 영업세를 납부하는 동시에 고정자산에 대해서도 증치세를 내야하는 이중과세의 상태에 놓여있었다. 영업세는 지난 2014년 기준 중국 정부 전체 세수의 15%로, 증치세와 기업 소득세에 이어 가장 큰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건축, 부동산, 금융, 생활서비스 분야에 대한 증치세 개혁이 완료되면 약 1000만여개의 법인 및 개인이 4000억위안의 감세효과를 얻게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중국 당국은 또한 영업세의 부가가치세 전환이 궤도에 오르면 부가가치세율을 순차적으로 인하해 기업들의 세금 부담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후이젠 상하이재경대 교수는 현재까지 부가가치세가 도입된 산업에서 2000억위안 규모의 감세효과가 예상되고 있다”라며 “금융, 부동산, 서비스등 산업까지 포함시키면 4000억위안 감세효과가 추가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국제금융공사(CICC)는 최근 올 한해 중국정부의 감세규모가 2천억위안(약 38조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하기도 했다.
업종별로 보면, 금융 및 보험업에 적용됐던 세율 5%의 영업세가 6% 수준의 증치세로 전환될 전망이다. 부동산에서는 5%의 영업세가 11%의 증치세로 바뀐다. 또한 중국인은 물론 해외 사업자들도 주목하고 있는 숙박, 식음료 등 생활 서비스 분야의 영업세는 6%의 증치세로 통합될 전망이다.
세율만 놓고 보면 기업의 납세 부담이 늘어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고정자산에 대한 공제가 이뤄지면서 실질적인 부담은 크게 경감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번 증치세 개혁은 감세 효과와 함께 산업 각 분야에 활력을 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부동산 산업과 숙박, 식음료 등 생활형 서비스 분야에서는 일반인들도 감세에 따른 효과를 체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세법관련 전문가는 “연간 매출 500만위안 이하의 서비스 업 업체의 경우 기존의 영업세가 증치세로 통합될 뿐만 아니라 세율도 기존의 5%에서 3%로 인하될 예정”이라며 “매출 300만위안의 중소형 숙박, 외식업체의 경우 연간 납세 금액이 6만위안 줄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는 “기업들의 부동산 자산 매입에 대한 세금이 증치세 공제 범위에 포함되면서 납세 부담이 크게 줄게 될 것”이라며 “자산 가격 하락으로 매매보다 임대를 선호했던 기업들이 빌딩, 공장 등 매입에 나서면서 침체됐던 대형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이승환 기자 (lsh8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