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백현지 기자] 오늘 일제히 출시된 증권사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일임형 모델포트폴리오에는 해외주식펀드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국내외 자산배분 전략을 제공 중인 증권사들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 국내보다 해외로의 분산투자가 수익률을 보다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본 것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일임형 ISA를 취급하는 일부 증권사들은 적극투자형(고위험) 고객들에게 해외투자비중을 50% 이상으로 추천했다. 지역별로는 선진국을 주목했다.
일명 만능계좌로 불리는 ISA는 국민 재산형성을 위해 계좌 내 발생 순이익에 대해 200만원까지 비과세혜택을 제공하고 200만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9.9% 분리과세해준다.
특히 국내주식과 달리 해외주식은 매매차익과 환이익, 이자와 배당까지 모두 더해지며 절세와 수익률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일임운용 경험이 전무한 은행과 달리 증권사들은 자산배분차원에서 글로벌 랩어카운트를 운용해온 경험을 살려 자산별, 지역별 진정한 분산투자를 하겠다는 전략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위험단계를 초고위험~저위험 총 5개로 분류하고 위험성향별로 국내주식을 포함한 모델포트폴리오(MP)와 포함하지 않은 포트폴리오를 각각 제시했다.
특히 초고위험 MP 중 국내자산을 전혀 편입하지 않고 해외자산으로만 100% 구성하기도 했다. 이 경우 미국주식비중은 37%, 유럽과 일본주식비중은 15%와 10%씩으로 선진국투자에만 자산의 62%투자를 추천했다. 중국주식 비중은 9%였다.
박건엽 미래에셋증권 글로벌자산배분팀장은 "시장 상황에 따라 모델포트폴리오는 자산배분위원회에서 3개월마다 변경한다"며 "미국은 금리 정상화 국면에 진입할 정도로 펀더멘털이 견고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유럽과 일본은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는 분산 차원에서 선진국과 신흥국 투자 비중을 3대 1정도로 가져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현대증권도 '현대able 일임형 ISA(고위험)' 기준으로 선진국투자펀드 혹은 ETF 비중을 20%로 포트폴리오 내에서 가장 높게 설정했다. 뒤를 이어 혼합형펀드, 부동산․특별자산투자 펀드 및 ETF 비중이 16%, 신흥국 비중도 9%였다. 머니마켓펀드(MMF) 비중은 10%로 설정했다.
선진국 비중이 높은 이유에 대해 송상현 현대증권 상품전략부장은 "고객의 재산형성이라는 ISA 취지에 맞게 안정적인 투자를 위한 것"이라며 "유럽, 일본이나 추가 양적완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고려했을 때 선진국에 대한 가중치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이 추천한 적극투자형(본사적극/멀티) 포트폴리오에 따르면 해외주식형펀드 비중이 62%에 달한다. MMF와 환매조건부채권(RP) 비중은 8%에 그쳤다. 눈여겨 볼만한 점은 안정적으로 수익이 발생하는 글로벌 배당펀드를 포트폴리오에 담고 있다.
신긍호 한국투자증권 고객자산운용부 상무는 "ISA는 5년간 투자를 전제하다보니 저평가된 자산을 중심으로 보고 있다"며 "글로벌 배당펀드에 25%를 담고 변동성이 크지만 저평가된 아시아에 10% 투자한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와 삼성증권(고위험 기준)은 해외주식 비중을 25%씩으로 제시했다.
한 증권사 PB는 "금융소득종합과세자인 경우에는 불가능하지만 연소득 5000만원 이상 근로자도 ISA 가입할 수 있다"며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해외위험자산에 투자해 (가치가)올라오기를 기다려 볼만하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