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최근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호주달러의 랠리 지속 여부를 두고 투기세력 및 투자기관들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20일 자 블룸버그통신은 블랙록과 맥쿼리 등은 호주달러 랠리가 일시적 현상일 뿐 결국에는 하락세로 돌아올 것으로 내다보는 반면 투기세력들은 강세 베팅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달러에 대한 호주달러 환율은 지난 2011년 1.1081달러까지 치솟은 뒤로 꾸준한 내림세를 보이며 올해 1월 15일에는 68.27센트까지 하락하며 저점을 찍었다.
그 뒤로 발표된 작년 4분기 호주 경제 성장률이 예상을 뛰어 넘고 지난해 연간 성장률도 2년래 최고치를 찍으면서 호주중앙은행(RBA)의 추가 완화 가능성이 줄었고, 동시에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호주달러는 방향을 위로 바꾼 뒤 지난주에는 76.80센트로 8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호주달러/원 환율도 3월 들어 2014년말 이후 처음으로 900원을 돌파했다. 한국시간 기준 3월21일 오전 9시 현재 882원을 기록 중이다.
미 달러 대비 호주달러 환율 1년 추이 <출처=블룸버그> |
◆ IB들 "결국엔 약세" vs. 선물시장은 여전히 '순매수'
블랙록 호주 채권대표 스테픈 밀러는 호주달러가 변동성을 다소 보이긴 하겠지만 올 연말에 60센트 초반에서 65센트 사이를 기록하며 올 1월 기록한 저점보다 더 낮은 수준으로 밀릴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올해부터 호주의 성장률 추세가 2%로 작년 기록한 3%보다 낮을 것이며, 자본지출 감소와 주거용 주택건설 둔화 등으로 경기 활동이 제한될 것이라며 호주달러도 부담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맥쿼리 역시 장기적인 호주달러 약세를 점쳤다. 맥쿼리 애널리스트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완화적 기조 때문에 앞으로 3개월에 걸쳐 호주달러 환율이 80센트까지 오르겠지만 광산투자 붐이 꺼지면서 흔들린 호주 경제를 감안하면 호주달러 강세가 지속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지난주 투자노트에서 "호주달러가 자체적으로 떨어지지 않는다면 RBA가 금리 인하를 통한 호주달러 약세를 유도할 충분한 여력을 갖고 있다"며 6개월 안에 74센트 수준으로 수렴될 것으로 예상했다.
스왑시장 트레이더들도 RBA가 앞으로 한 해 동안 현재 2.0%로 사상 최저인 기준금리를 1.75%까지로 추가 인하할 것으로 점쳤고 50여명의 이코노미스트들 중 호주달러가 올 연말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본 이들은 6명에 불과했다.
씨티뱅크도 RBA가 호주달러 강세를 가로막는 가장 큰 리스크라며, 실질적인 금리 인하보다는 구두개입을 통한 호주달러 약세 시도가 나올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선물시장에서는 호주달러 강세 전망이 여전히 대세다.
이들은 유럽과 일본이 추가완화를 저울질 하고 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조차 긴축을 머뭇거리고 있는 상황에서 호주 수익률이 상대적 매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이달 8일까지 일주일 동안 호주달러에 대한 순매수 포지션은 2만9195계약으로 2014년 9월 이후 최대치로 확대됐다. 이후 연준 3월 회의를 앞두고서는 순매수 포지션이 1만2782계약으로 다소 축소됐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