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겨레 기자] "이제는 보조배터리를 살짝 들어만 봐도 가품인지 느낌이 와요."
중국 최대 IT기업 샤오미의 한국총판으로 선정된 '여우미'가 본사로부터 '가품 근절' 지령을 받고 국내 유통시장 질서를 바로 잡기 위해 나섰다.
엘리오 네오 중국 여우미 대표(왼쪽), 이승환 한국 여우미 대표(가운데), 김광휘 여우미 이사(오른쪽) <사진=여우미> |
이승환 여우미 대표는 지난 18일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여우미의 최우선 과제는 제대로된 샤오미 브랜딩"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한국 소비자들은 서로에게 소문을 내는 확성기같은 존재"라며 "샤오미 본사도 이를 인식하고 이미지 관리를 시작한 것"이라고 이번 총판 협약 의미를 설명했다.
이어 "끊임 없이 나오는 샤오미 신제품을 제대로 소개하고, 가품 근절과 A/S로 기존 한국 고객을 관리하라는 지시"라고 덧붙였다.
가품 근절에 대한 의지는 샤오미 본사의 지원 측면에서도 드러난다. 평소 물량 공급이나 마케팅 등 판매 촉진에 대한 샤오미의 지원은 없지만, 가품 문제가 생겼을 때는 샤오미 본사 법무팀의 도움을 받는다.
김광휘 여우미 이사는 "샤오미 보조배터리가 인기를 끌면서 중국 내 판치던 가품이 국내에도 흘러들어왔다"며 "가품에 속아 구매한 소비자들은 '샤오미는 역시 중국산 싸구려'라는 인식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앞으로 여우미가 들여오는 샤오미 제품에는 ▲수입원 여우미 ▲KC인증 ▲샤오미 홀로그램 세가지가 모두 명시된다. 또 한국어 설명서가 들어있어 다른 경로로 들어오는 병행수입 제품과 구분된다. 고유 등록 번호를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김 이사는 "샤오미 제품 정가와 비교해 더 싼 제품은 가품임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여우미는 다음달부터 대대적인 가품 단속에 나서기 위해 샤오미 법무팀·한국 변호사와 협의하고 있다. 일반 소비자들이 가품을 발견했을 때는 특허청에 신고하면 조사에 착수한다.
여우미는 앞으로 공기청정기와 전동스쿠터부터 곧 출시될 스마트 운동화까지 샤오미 생태계팀의 모든 제품을 수입한다.
수입 품목에 TV와 스마트폰 등 핵심이 빠졌다는 지적에 이 대표는 "샤오미 TV와 스마트폰은 중국 내에서도 없어서 못판다"며 "아직은 한국 시장에까지 진출할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이승환 대표는 김광휘 이사와 함께 지난 2014년부터 샤오미 제품 등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여러 신제품을 수입하다 지난해 샤오미 제품만을 취급하기로 마음먹고 엘리오 네오 중국 여우미 대표와 함께 '여우미'를 설립했다. 윈마이, 메이주 등 다른 중국 브랜드 제품을 들여오는 타 수입사와는 달리 오직 샤오미에 집중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특히 김 이사는 평소에도 굉장한 '미팬(Mi fan)'이다. 김 이사는 샤오미의 최신 전략 스마트폰 '미5'를 보여주며 "집에 놓은 TV부터 모든게 샤오미"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뉴스핌 Newspim] 김겨레 기자 (re97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