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이른바 브렉시트의 파장이 점차 거세지고 있다.
영국의 유럽연합(UP) 탈퇴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국민투표가 약 3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부동산 거래가 마비 증세를 보이는 한편 파운드화 변동성이 7년래 최고치로 뛰었다.
일부에서는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경우 약 100만개에 달하는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19일 새벽 5시40분까지 EU 정상들과 브렉시트를 막기 위한 특별조치안을 놓고 협상을 벌인 뒤 잠시 쉬었다가 오전 다시 교섭을 벌이기 위해 본부에 도착하고 있다.<사진=AP/뉴시스> |
21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해외 투자자들이 영국 부동산 거래에서 발을 빼는 움직임이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을 필두로 브렉시트 관련 투표 결과를 일단 지켜보자는 속내가 두드러진다.
영국의 EU 탈퇴가 가시화될 경우 부동산 가격을 밀어내리 것이라는 우려가 국내외 투자자들의 발목은 붙들고 있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피에르 바퀴에르 악사 인베스트먼트 매니저스의 부동산 부문 최고경영자는 이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국민투표를 앞두고 투자자들의 발길이 끊어졌다”며 “브렉시트 여부 및 추진 방식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투자심리를 냉각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브렉시트가 불발된다는 전제 조건을 설정한 조건부 부동산 자산 매입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중국 투자자들 사이에 이 같은 움직임이 두드러진다는 것이 부동산 업계 전문가들의 얘기다.
무엇보다 유럽의 금융 및 경제 허브로 자리잡은 런던의 부동산 시장이 브렉시트 리스크에 크게 노출된 상황이다. 영국의 EU 탈퇴가 현실화될 경우 런던 부동산 시장에 한파가 몰아칠 것으로 투자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외환시장의 파장도 날로 거세지는 양상이다. 파운드화 변동성을 헤지하기 위한 옵션 프리미엄이 7년래 최고치로 뛰었다.
달러화에 대한 파운드화의 1년 내재 변동성이 같은 조건의 유로화 내재 변동성에 비해 2.29%의 프리미엄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미국 금융위기가 강타했던 2008년 12월 사상 최고치인 2.49%에 근접한 수치다.
이와 함께 영국의 EU 탈퇴가 최종 결정될 때 약 100만개에 달하는 일자리가 소멸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영국산업연맹(CBI)은 브렉시트가 2020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을 1000억파운드(1450억달러) 끌어내리는 한편 95만개의 일자리를 증발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캐롤린 페어바이언 CBI 이사는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EU 탈퇴는 실물경제는 물론이고 국민들의 생활 수준과 고용 환경을 크게 악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영국 GDP가 2020년까지 5%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특히 2017년 또는 2018년 성장률이 0%로 악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