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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에도 '무덤덤', 증시 내성? 무감각?

기사등록 : 2016-03-23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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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지수 후퇴 일시적.. 진정한 위험은 '브렉시트'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벨기에 브뤼셀서 발생한 폭탄 테러로 3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유럽은 물론 전 세계가 또다시 공포에 떨고 있지만, '공포지수'까지 내장한 글로벌 주식시장은 차분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테러 리스크에 대한 투자자들의 내성이 그만큼 커지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마치 위험이 다 사라진듯한 최근 증시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터지기 직전의 고요처럼 진정한 위기를 유발할 위험이 내포되어 있다는 점에서다.

테러 소식이 전해진 지난 22일 유럽과 미국 증시는 직접적 타격을 입을 여행 및 항공 관련주를 제외하고는 비교적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위험 회피 심리가 높아지면 대개 강세를 보이는 미국 국채 가격도 되레 하락했다. 경기 회복세를 강조하며 연방준비제도의 추가 금리 인상 임박 뉘앙스를 시사한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총재 발언을 더 중시했다.

물론 금융시장은 테러와 같은 외부 충격에 내성을 보여왔다. 지난해 11월 130명의 사망자를 냈던 파리 동시다발 테러 당시에도 뉴욕 증시가 나흘 만에 반등하며 강한 저항력을 보였고 유럽도 비교적 단기간에 충격을 털어낸 바 있다.

<출처=블룸버그>

◆ 외부 충격에 '내성'

전문가들은 높아진 글로벌 지정학 위험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금융시장 충격이 미미한 이유는 무엇보다 재료가 선반영 됐기 때문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이날 폭스뉴스는 클로벌 마켓츠 어드바이저리 그룹 선임 시장전략가 피터 케니는 테러 관련 이벤트가 가변적인 변수가 아닌 지속적 리스크가 돼버린 것이 슬픈 현실이라며 "시장은 이미 테러 악재를 반영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마치 테러가 일어날 것을 예견한 듯 하다"며 "한편으로는 이러한 이벤트에도 급매도와 같은 즉각적 반응을 하지 않는 법을 배웠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S&P마켓인텔리전스 주식애널리스트 튜나 아모비는 "브뤼셀 테러 공격이 프라이스라인(종목코드:PCLN)이나 익스피디아(EXPE), 트립어드바이저(TRIP) 등 다국적 여행 관련 업체의 1분기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는 있겠지만 '감당 가능한 수준(manageable)'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당 업체들이 유럽을 비롯해 전 세계에 영업 기반을 두고 있는 만큼 작년 파리 테러에 이어 이번 공격의 충격을 받겠지만 올 여름 여행 시즌에 대한 전망이 밝아 크게 걱정하지는 않아도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노트레이딩파트너의 마이클 블럭 수석전략가는 이날 시장 반응이 금융과 관련되지 않은 악재들에 투자자들이 더 잘 적응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며, 테러 이벤트로 소비지출 축소나 관광산업 타격과 같은 경제적 여파는 있겠지만 이 역시 벨기에에 한정되고 유럽이나 글로벌 금융시장으로 전이될 것 같지는 않다고 평가했다.

◆ 공포지수 급락, 배경보니 '일시적'

비단 테러에 대한 내성 뿐만 아니라, 최근 뉴역 증시의 공포지수인 '변동성지수(VIX)'는 급격하게 하락, 지난해 8월 중국 증시 급락 사태 이전까지 내려갔다.

22일 VIX는 15포인트 아래로 떨어졌다. 이는 지난 2월28일 기록한 28에서 급전직하 양상을 보인 결과로, 지수 장기평균 20선을 밑돈 것은 위험자산 시장인 주식시장이 상당히 안도감이 팽패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변동성지수(VIX) 최근 1년 추이 <자료=CBOE>

이 기간 S&P500 지수는 바닥에서 13%나 랠리를 구가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각종 우려가 줄어들고 다시 자금이 유입되면서 자본시장이 전반적으로 공포심리가 사라졌다고 본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릿지워스 인베스트먼트의 마이클 언더힐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세계경제 경기침체에 대해 팽배했던 증시 내 우려가 가셨다"고 논평했다고 전했다. 또  XTF.com의 자료에 의하면 지난주 미국 주식형 ETF로 70억달러에 달하는 신규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소개했다.

주식시장 뿐 아니라 하이일드채권시장에서도 자금이 돌아오자 리스크프리미엄이 현저하게 낮아지는 등 "투자자들이 매우 안도하고 있다"고 글로벌마키츠어드바이저리그룹의 피터 케니 선임시장전략가는 말했다.

다만 이 같은 시장의 안도 분위기는 4월이 오면 달라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1분기 경제성장률이 연초 금융시장의 혼란으로 인해 다소 낮아졌을 것으로 보이는 데다, 기업실적이 상당히 좋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앞서 언더힐 매니저도 "높아진 시장의 변동성에다 낮아진 경제성장률 환경에서, 저VIX 상태는 일시적일 수밖에 없을 것" 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저유가, 중국 경기둔화, 마이너스금리 충격, 각종 지정학적 위험 등 다양한 변수가 해소되지 않고 살아 있다.

◆ 진정한 리스크는 '브렉시트'

앞서 블럭 전략가는 "시장 변동성이 돌아올 수 있지만, 이 경우 테러보다는 다른 지정학 변수가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영국의 유럽연합(EU) 이탈, 즉 브렉시트(Brexit) 국민투표가 상당한 모멘텀을 얻고 있는데 브렉시트가 실현될 경우 금융시장 및 경제 전반에 더 큰 파장이 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가 미칠 파장에 대해서는 경고음이 점차 커지는 분위기다.

앞서 골드만삭스는 브렉시트 발생 시 파운드화가 달러 대비 최대 20% 추가 하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소시에테 제네랄은 브렉시트가 유럽에 중국 경착륙의 2배에 달하는 충격을 안겨줄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기도 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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