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지연 기자] 중국이 올해 53조원 규모의 녹색채권(그린본드)을 발행해 세계 최대의 녹색채권 시장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마쥔(馬駿) 인민은행 연구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1세기경제보도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녹색 신용대출 시스템을 완비했다”며, “올해 3000억위안(약 53조7000억원) 규모의 녹색채권을 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작년 세계 전체 녹색채권 발행규모(424억달러)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녹색채권이란 투자금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친환경 프로젝트에 사용할 목적으로 발행되는 채권을 가리킨다.
마쥔은 지난 17일 “중국은행간시장거래협회는 조만간 은행간시장에서 발행되는 비금융기관 녹색채권 금융도구에 관한 중요문건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몇 달 후 녹색채권 관련 규칙이 모두 마련되면 중국 녹색채권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될 것”이라고 제8차 양회대표 녹색채권·녹색금융·녹색발전 좌담회에서 밝힌 바 있다.
이어 그는 “이 속도로 가면 올해 중국이 세계 최대의 녹색채권 시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바이두> |
20일 중국발전고위층포럼에 참석한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 행장 또한 “인민은행은 다른 부처와 함께 녹색금융 발전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히며 녹색금융 분야에 힘을 실어줬다.
인민은행은 현재 녹색금융 관련 FT팀을 출범한 상태로, 친환경 발전을 위한 융자방식 지원책 등을 준비 중이다.
지난 12월 중국 정부는 녹색채권 발행 기준을 골자로 한 ‘녹색채권지침’을 발표하며 금융기관의 녹색채권 발행을 처음 허용했다.
올 1월에는 흥업은행과 포발은행이 1000억위안 규모의 녹색채권 한도를 신청, 300억위안에 달하는 녹색채권을 발행했다.
지난 2월에는 청도(칭다오)은행이 80억위안 규모의 한도를 부여 받아 30억위안 상당의 녹색채권을 발행했으며, 현재 비준 대기 중인 녹색채권만 몇 종류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와 상하이증권거래소 또한 녹색채권과 관련한 지침 및 통지를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중국 금융시장은 아직 ‘녹색’과는 거리가 먼 상황이다. 왕중민(王忠民) 전국사회보장기금이사회 부이사장은 금융시장에서 녹색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녹색펀드, 녹색예금, 녹색채권 등을 포함한 녹색금융 자금수요는 향후 5년간 최대 30조위안에 달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녹색펀드 시장이 오는 2020년 현재의 10배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이지연 기자 (dela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