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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 손실' 배상 책임, 대법원 판결 엇갈려

기사등록 : 2016-03-24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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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양섭 기자] 주가연계증권(ELS) 만기 직전 주식을 대량으로 팔아 손해를 봤다며 투자자들이 은행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대법원이 주식 매도행위가 시세조종으로 볼 수 있는지에 따라 다른 결론을 내렸다.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24일 오전 김모(61)씨 등 개인투자자 20명과 기관투자자 6곳이 각각 "530여만∼2억68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도이치 은행을 상대로 낸 상환원리금 청구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도이치 은행이 투자자들에게 수익 상환여부가 결정되는 만료일에 ELS 상품의 기초 자산인 KB금융 보통주를 대량으로 판 행위는 시세조종행위 내지는 부당거래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어 "이 사건의 ELS는 투자자에게 상환될 금액이 기초자산의 상환기준일 종가에 따라 결정되는 구조"라며 "기준일 당시 KB금융 보통주의 가격이 손익분기점 부근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었으므로 도이치 은행으로서는 종가를 낮춰 수익상환 의무를 면하려고 한 동기가 충분히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도이치 은행이 해당 기준일에 KB금융 보통주를 판 행위를 보더라도 접속매매시간대 중 주식 가격이 올라간 오후에 집중적으로 팔았다"며 "특히 단일가매매시간에는 주식의 예상체결가격이 기준가격을 근소하게 넘어서는 시점마다 반복적으로 대량 매도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은 이날 오후 충남 공주의 한 새마을금고가 BNP파리바 은행을 상대로 낸 상환금 청구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BNP파리바 은행 측의 주식 매도는 주가 등락에 따라 기초자산 보유량을 조절해 위험을 회피하고 상환재원을 마련하는 금융기법인 '델타헤지'의 일환으로 판단했다.

대법원은 "BNP파리바 은행 측의 주식매도행위가 있었고 신한지주 보통주의 주가가 만기상환기준가격인 4만5651원에 못 미치는 4만5450원으로 형성돼 새마을금고 측에 손실이 발생했다"고 인정하면서도 "BNP파리바 은행 측의 주식매도 행위가 델타헤지의 원리에 부합하지 않는 거래이거나 주가를 기준가격 아래에서 인위적으로 유지시킨 시세조종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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