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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서양덕 기자] "세상 모든 자원은 고갈되지만 사라지지 않는 유일한 자원은 문화다" 런정페이 화웨이(華爲) 회장은 문화의 중요성에 대해 이렇게 강조했다.
중국 기업 최초 스마트폰 판매 1억대 돌파(2015년), 중국 Y세대(1980~2000년 사이 출생한 세대) 청년이 가장 일하고 싶은 기업 3위, 2010~2015년 6년 연속 영업수익 증가 등의 성과는 화웨이의 기업문화가 만들어낸 결과다. 특히 지난해 화웨이의 영업수익은 전년 대비 35% 상승한 3900억위안(약 69조원)으로 2010년 이후 가장 큰폭 증가했다.
회웨이의 이같은 기업 성장세 비경에는 '이리 문화', '야전침대 문화', '줄서기 봉쇄 문화' 등으로 잘 아려진 화웨이 특유의 기업문화가 작용을 미치고 있다는 진단이다. 화웨이 기업문화의 특징은 무엇이고 그와같은 고유한 문화가 화웨이 기업 발전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분석해본다.
◆생존력, 진취성, 조직력의 늑대 문화
'이리 문화'는 화웨이 기업문화 가운데 가장 특징적인 요소로 꼽힌다. 런정페이 회장이 화웨이를 창립한지 10년째 되던 해인 1997년 조직 체계 재편을 위해 처음으로 이리 문화를 언급했다.
런 회장은 "기업이 발전하려면 이리의 민감한 후각, 불굴의 진취성, 팀플레이 정신 이 세가지 요소를 반드시 갖춰야 한다"며 "그래야 조금 느슨한 환경이 조성됐을 때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시장을 선점하는 승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리는 후각이 예민한 동물로 먹이를 찾고 위기를 탐지하는 능력이 뛰어난 동물이다. 또 무리를 지어 생활하면서 보다 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체득하고 빠르게 변하는 환경에서 위기관리 능력을 발휘한다.
화웨이의 이러한 이리 문화는 2000년 세계 IT업계 벤처 기업을 강타한 '닷컴 버블(2000년 주가 급락으로 다수 IT 벤처 기업들이 파산한 사건)' 시기에 빛을 발했다. 화웨이도 이 사건으로 도산 직전까지 갈만큼 회사 상황이 악화했다. 런 회장을 비롯한 화웨이 직원들은 통신 시장을 벗어나 새로운 사업 모델 발굴에 몰두했다.
화웨이는 노력끝에 2003년 일본 교세라와 합작해 저가 핸드폰(샤오링퉁 小灵通) 생산을 시작했다. 6개월 만에 2억위안(약 36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성공한 것이다. 닷컴버블 사태 이후 화웨이의 성장세는 이 기업의 이리 문화가 반영된 결과로 중국 언론은 평가하고 있다.
런정페이(任正非) 화웨이 회장 |
◆'일류기업' 이면에 깃든 야전침대 문화
중국에서 화웨이는 그 명성만큼이나 업무 강도가 높은 근무를 하는 기업으로도 유명하다. 야전침대 문화는 화웨이의 이러한 고강도 업무 분위속에서 나왔다.
화웨이는 1991년 신형 디지털 프로그램 제어 교환기 제품 개발을 위해 개발자 50여 명을 투입했다. 이들은 밤낮없이 연구에만 매달리다가 연구실 한켠에 있는 야전침대에 쪽잠을 자는 식으로 생활했고 그 결과 개발 프로젝트를 거뜬히 성공시켰다. 이후 야전침대는 화웨이 기업문화의 상징이 됐다.
하지만 이런 기업문화에는 다소 어두운 면도 있다. 일각에서는 "일 때문에 애인과 헤어지거나 이혼하는 사람도 있다"는 우스갯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2008년에는 업무 스트레스로 인해 직원이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조직내 정치 용서안해', 분파조장 줄서기 문화 봉쇄
런정페이 회장은 지난 2011년부터 회사 고위 관리직 3명이 6개월마다 최고경영자 직을 돌아가며 맡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특정인에게 책임 권한이 과도하게 편중되는 것을 방지함은 물론 직원들의 조직내 정치라고 할수 있는 이른바 '줄서기' 분파조장 행위를 봉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지난 5년간 궈핑(郭平), 후허우쿤(胡厚昆), 쉬즈쥔(徐直军) 부회장이 6개월씩 화웨이 CEO를 맡고 있다.
일각에서는 화웨이의 이같은 기업문화에 대해 "런정페이 회장이 시간을 두고 이 3명의 경영 능력을 평가하면서 후계구도를 확정하려는 의도"라는 추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화웨이 관계자는 "근거없는 소문"이라고 일축하면서 "특정한 의도나 계기가 있었던 것이 아닌 런 회장의 경영 방침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화웨이그룹은?
1988년 런정페이 창업주가 세운 화웨이는 중국 최대 네트워크, 세계 최대고의 통신 장비 공급업체로 선전시에 본사들 두고 있다. 사업 초기 화웨이는 주로 기지국, 라우터와 같은 이동통신 설비를 생산했으나 현재 스마트폰, 태블릿 기기 등의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2015년에는 중국 업체 최초로 스마트폰 1억대 판매를 기록했으며 2월 21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는 분리형 컴퓨터 메이트북(Matebook)을 선보이기도 했다.
[뉴스핌 Newspim] 서양덕 기자 (sy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