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중국 인민은행이 24일 위안화 고시 환율을 크게 상향, 달러화에 대한 위안화 가치를 2개월래 최대폭으로 평가절하한 것은 내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을 겨냥한 선제적 조치라는 관측이 고개를 들었다.
지난 16일 회의 결과와 달리 최근 연준 정책자들 사이에 금리인상을 옹호하는 발언이 연이어 나오는 가운데 중국이 내달 긴축 가능성을 간과하지 않고 있다는 해석이다.
중국 위안화 <출처=블룸버그통신> |
인민은행의 위안화 0.33% 평가절하는 지난 1월7일 이후 최대폭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달러/위안 고시환율이 6.5150위안으로 상승했다.
이달 통화정책 회의에서 연준은 올해 금리인상을 두 차례 실시할 것이라고 언급, 지난해 말 제시한 네 차례에서 온건한 기조로 물러났지만 내달 회의에서 긴축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다.
채권 트레이더를 필두로 월가의 투자자들은 6월 금리인상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이번 주 들어 달러화는 주요 바스켓 통화에 대해 상승 탄력을 회복했다.
유럽의 테러 공격이 안전자산 매수 심리를 자극한 데다 연준 정책자들 사이에 내달 긴축을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모멘텀을 제공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23일 미국 경제를 낙관하며 금리인상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 루이스 연준은행 총재 역시 경제 펀더멘털을 근거로 들며 금리인상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준은행 총재는 전날 완전 고용 및 인플레이션 개선을 근거로 긴축에 무게를 실었다.
여기에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 가치를 2개월래 최대폭으로 평가절하하자 투자자들 사이에 내달 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저울질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저우 하오 코메르츠방크 전략가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일부 트레이더들이 이미 4월 긴축 가능성을 반영하기 시작한 가운데 중국 인민은행의 움직임이 이 같은 관측에 더욱 무게를 실었다”며 “최근 중국 정책자들은 연준의 금리인상이 중국의 자본 유출을 또 다시 부채질할 것이라는 우려를 내비친 바 있다”고 전했다.
인민은행의 이번 위안화 환율 고시는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 상당한 ‘서프라이즈’로 받아들여졌다. 인민은행 측은 고시환율 책정이 전날 시장 움직임을 반영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23일 역내시장 종가인 6.496위안과 런던 종가 6.505위안 모두 24일 평가절하를 설명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투자자들의 지적이다.
또 해외 투자자들이 최근 위안화 하락 베팅 포지션을 축소하는 상황과도 인민은행의 결정은 엇박자라는 주장이다.
지난주 연준 회의 후 위안화는 역내시장에서 3개월래 최고치로 상승, 위안/달러 환율이 6.464위안까지 떨어진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