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전세계 8조달러에 달하는 채권이 마이너스 수익률에 거래되는 가운데 ㈜아메리카가 글로벌 유동성을 독식하는 양상이다.
일본과 유럽을 중심으로 주요 자산운용사들이 미국 회사채 매입을 대폭 확대했거나 적극적인 투자에 나설 움직임이다.
달러 유로 등 주요 통화 <출처=블룸버그통신> |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에 따라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미국 회사채가 어부지리를 얻은 셈.
매수 유입이 대폭 늘어난 데 따라 특히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의 프리미엄 하락이 두드러진다.
24일(현지시각)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에 따르면 지난 2월 중순 이후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50bp 급락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현재 1.72%포인트에 거래되는 스프레드가 연말 1.50%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해외 투자자들의 미국 회사채 ‘사자’가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것.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데이터에서도 이 같은 정황이 포착됐다. 연준에 따르면 약 9조4600억달러 규모의 미국 회사채 시장에서 지난해 말 기준 해외 투자자들의 비중이 32%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9년 이후 8%포인트 늘어난 수치이며, 올들어 ECB와 BOJ의 부양책으로 인해 해외 투자자들의 최근 비중은 더욱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ECB와 BOJ가 통화완화 기조를 지속할 여지가 높은 데 반해 미국 연준은 올해 두 차례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제시한 상황이다.
지난해 말에 제시한 계획이나 금융시장의 예상보다 크게 온건해진 움직임이지만 그 밖에 주요국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으로 인해 투자자들에게 상대적으로 비옥한 토양을 제공해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의 서베이에 따르면 일본의 11개 은행 가운데 8개 은행이 이미 해외 위험자산을 사들이기 시작했거나 이를 검토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토은행의 야마나카 요시히로 최고경영자는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미국을 필두로 해외 채권시장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며 “국내 자산으로는 목표한 수익성 달성이 어렵다”고 전했다.
상황은 유럽도 마찬가지다. M&G의 유럽 하이일드 본드 펀드가 최근 수개월 동안 미국 회사채 비중을 대폭 늘렸고, 현재 미국 정크본드 및 국채의 포트폴리오 비중이 21%까지 치솟았다. 이는 감독 당국이 허용하는 수치의 최상단에 해당한다.
자산 규모 3520억달러인 M&G 인베스트먼트의 제임스 톰린스 머니매니저는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투자자들을 해외로 몰아내고 있다”며 “미국 회사채 시장의 잠재 수익률이 훨씬 크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