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태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25일 "지금 북한의 도발이 언제 감행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런 때일수록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와 정치권에서도 본인들만의 정치에서 벗어나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국가를 위기에서 구해내려는 애국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4·13총선을 앞두고 공천 갈등을 겪고 있는 새누리당 등 정치권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오후 경기도 의정부시 경기북부지방경찰청 개청식에 참석해 기념행사 후 박수를 치고 있다.<사진=뉴시스> |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기 의정부 금오동에서 열린 경기북부지방경찰청 개청식에서 "우리 모두의 단합된 힘이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고 우리의 삶을 지키는 초석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21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본인들의 정치를 위해 나라와 국민의 경제시계가 멈추지 않도록 각 수석들은 이 엄중한 시기에 국민들의 안위와 민생이 흔들리지 않도록 혼신의 힘을 다해주기 바란다"며 총선 대결로 법안 처리에 손을 놓고 있는 국회를 비판한 바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서울과 대구 지역 5개 선거구에 대한 공천 의결을 거부하는 이른바 '옥새 투쟁'에 나선 것과 '본인만의 정치'라는 표현이 재등장한 시점이 공교롭게 맞물린다.
박 대통령은 "최근 북한은 4차 핵실험과 잇따른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극단적인 도발을 계속하고 있다"며 "얼마 전에는 5차 핵실험을 예고하는가 하면 '방사포를 쏴서 청와대를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협박하면서 도발의 수위를 점점 높여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북한의 어떠한 도발도 즉각 응징할 수 있도록 물샐틈없는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며 "유엔 등 국제기구는 물론 세계 각국과의 공조체제도 한층 더 공고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얼마 전 채택한 역대 가장 강력한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안은 북한의 핵개발 의지를 꺾겠다는 우리 정부의 단호한 의지에 대한 국제사회의 호응이 응집된 것"이라며 "정부는 국민 모두의 안보 의지를 하나로 모아서 북한이 더 이상의 무모한 도발은 고립과 자멸만을 불러온다는 것을 반드시 깨닫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지금 중대한 안보 위기를 맞아 경찰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무엇보다 국가안보에 빈틈이 생기지 않도록 사회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각종 위험 요인에 엄정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접경지역을 관할하는 경기북부 경찰 여러분은 북한의 도발과 테러로부터 국민을 완벽하게 보호할 수 있도록 철저한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며 "무모하고 강력한 테러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주요 취약시설을 면밀히 점검하고 민·관·군과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구축하는 한편 사이버테러에 대한 경계도 늦춰서는 안될 것"이라고 주문했다.
경기북부경찰청은 박 대통령이 지난 1월25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북한과 휴전선을 맞대고 있는 경기북부 지역의 안보적 특수성을 고려해 직접 신설을 지시한 곳이다.
당시 박 대통령은 "최근 경기북부 접경지역에서는 북측이 대남전단을 살포하는 등 도발·테러 위협이 커지고 있다"며 "군부대가 인접한 경기북부 지역은 안보적인 특수성이 있고, 치안 수요가 많은 지역으로 특별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기존 경기경찰청 2청을 경기경찰청에서 분리, 독립청으로 출범시켜 이날 문을 열었다. 경기북부경찰청은 의정부·양주·고양·남양주·구리·동두천·파주·포천 등 10개 시·군과 11개 경찰서를 관할한다. 2년 뒤에는 일산과 남양주에 각각 1개의 경찰서가 문을 열어 관할서가 13곳으로 늘어난다.
청와대는 "북한의 도발과 테러 위험성이 높은 지역 중 하나인 경기북부 접경지역은 경기북부경찰청을 통해 다른 지방경찰청과 달리 대북 관련 안보·치안상황을 책임지게 될 예정"이라며 "비상상황에 대한 즉시적이고 상시적인 대응이 가능해지고 경기북부 지역 주민들의 치안소외감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날 개청식에는 홍윤식 행정자치부 장관과 강신명 경찰청장, 남경필 경기도지사, 경찰 관계자와 지역주민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