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희준 기자] KB금융이 증권업계의 사실상 마지막 대어로 평가되는 현대증권 인수전의 본입찰에 응찰했다.
KB금융 25일 "최종입찰제안서를 제출했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KB금융 이외에도 한국금융지주 등이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인수전은 자금동원 능력에서 앞서는 KB금융과 한국금융의 2파전이라는 게 대체적 시각이다.
이번 현대그룹이 내놓은 현대증권 매각 지분은 현대상선이 보유한 22.43%와 기타 주주 몫 0.13% 등 총 22.56%다. 25일 현대증권 종가를 기준으로 시장가는 3500억원 규모고, 경영권 프리미엄(웃돈)을 반영하면 7000억 안팎일 것으로 관측됐다.
KB금융이 현대증권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현대증권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는 현대엘리베이터의 기준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우선협상대사자로 선정돼야 한다. 전날 현대엘리베이터는 기준가격을 적은 자료를 밀봉해 한 시중은행의 비밀금고에 넣었다. 이 가격은 오는 28일 공개된다.
KB금융은 이번에 현대증권이 대형 증권사 가운데 사실상 마지막 매물이라는 점에서 적극적으로 응찰에 나섰을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은 2014년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2015년 대우증권 인수전에 각각 농협 금융지주와 미래에셋증권에 연속 패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여러차례 밝혔듯이, 비은행 강화가 필요한 상황이기도 하다. 지난해 말 순익 기준으로 KB금융의 비은행부문 비중은 33%다. 이는 같은기간 리딩뱅크 신한금융지주의 비은행부문 손익 비중 42%보다 10%포인트가량 낮은 수준이다.
다만, 금융권 '강성'으로 꼽히는 KB금융 사외이사의 특성을 감안할 때, 합리적인 '적정가'를 넘는 과감한 베팅은 대우증권 인수전처럼 어려울 것이라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윤종규 KB금융 회장도 이날 주총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적정가를 써낼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이 현대증권을 인수하면 KB투자증권과의 합병인 점쳐진다. KB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자기자본이 6227억원이다. 3조2200억(작년 9월말기준)인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이 통합하면 통합증권사는 단순합계로 3조8500억원대로 몸집이 불어나 상위권으로 도약한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