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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공격하던 투기세력, 유가 회복에 '당황'

기사등록 : 2016-03-28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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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얄화 선물 계약 11월 이후 최저…1.8% 손실
레버리지 고려 시 손실액↑…기타 산유국 계약수도 급감

[뉴스핌= 이홍규 기자] 최근 국제유가가 40달러까지 급반등하자 사우디아라비아의 고정환율제 포기에 베팅(리얄화 절하)한 투기 세력들 포지션에서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자 블룸버그통신은 달러/리얄 12개월 통화선물 순매수 계약 규모가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치로 급감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1월 유가가 20달러 선으로 추락했을 당시, 계약 건수가 20년 최고치로 이르렀을 때와 대비된다. 1월 이후 약 1.8%가량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됐다.

(하얀선) 달러/리얄 12개월 통화선물 매수 계약 수, (파란선) 브렌트유 선물 가격 추이

이처럼 리얄화 매도 포지션이 급감한 것은 유가가 반등하면서 리얄화 가치가 상승 압력을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저유가를 전망하면서 리얄화 매도 베팅에 나섰던 투기세력이 포지션을 청산하자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는 진단이다. 전문가들은 거래에서 동반되는 레버리지 등을 고려하면 손실액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월 미국 헤지펀드들은 저유가로 사우디 통화 가치가 추가 하락 할 것이라며 리얄화 매도 베팅에 나섰다. 나이트헤드캐피탈, 드러켄밀러의 포인트스테이트 캐피탈 등은 선물과 파생상품을 동원해 매도 베팅에 동참했다.

리알화 절하 압력이 커지자 지난 1월 사우디 중앙은행인 사우디아라비아통화청(SAMA)은 환율 방어를 위해 시중 은행들에게 리얄화 선물 옵션 계약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국제유가가 회복하고 미국이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견지하자 투기세력의 리얄 절하 전망은 다소 힘을 잃었다는 진단이다. 지난주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는 사우디를 비롯한 산유국들은 향후 몇 년간 페그제를 유지할 수 있는 충분한 외환보유액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HSBC의 사이먼 윌리암스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이들의 리얄 매도 포지션이 실패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면서 "지난 30년간 사우디는 고유가와 저유가 시기를 둘 다 경험하면서 페그제를 유지해왔다"고 설명했다. 사우디는 1986년 이후 리얄화 가치를 달러당 3.75리얄로 고정환율제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유가가 오름세를 타자 여타 산유국 통화들의 선물환 계약 건수도 감소했다. 아랍에미리트(UAE) 통화 디르함화의 선물환 계약은 지난 1월 기록한 7년 최대 수준에서 65% 감소했으며, 오만의 리얄화도 최근 고점에서 반 이상 줄었다.

무디스의 마티아스 앤고닌 분석가는 "사우디의 환율 시스템이 바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 "이는 통화가치 절하에 따른 비용이 이익보다 크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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