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박민선 기자] 한국금융지주가 현대증권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시며 또 한번 고개를 숙였다. 특히 이번 패배는 지난해 12월 있었던 대우증권 인수전 실패 이후 2연패라는 점에서 더욱 쓰라리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그룹은 현대증권 우선협상대상자로 KB금융지주를 최종 선정하고 결과를 통보했다. 현대그룹 측은 1일 이같은 내용을 공식 발표하고 본격적인 매각 작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한국투자증권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한국금융지주는 KB금융지주와 막판까지 접전을 벌였지만 거래 종결 확실성과 현금유입 신속성 등 비가격적 요소에 대한 부분에서 KB지주에 밀리면서 패배를 안게 됐다. 입찰액 기준으로도 한국금융지주는 1조원 가깝게 베팅하며 인수 의지를 불태웠지만 KB금융지주가 이보다 수백억원 높은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저녁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서 탈락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국금융지주는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투자증권 한 관계자는 "막판까지 매우 치열하게 경쟁해서 아쉬움이 더 큰 것 같다"며 "글쎄, 지금 분위기를 딱히 뭐라고 설명하기도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당장 한국금융지주는 이번 인수전에 실패하면서 오는 2020년까지 아시아 최고 증권사로 발돋움하겠다던 장기 목표 달성에 경고음이 켜졌다. 지난해 미래에셋증권의 대우증권 인수로 인해 벌어진 자기자본 규모 격차를 좁히는 것도 요원해진 데다가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 통합시 5위권 안팎으로 밀려날 위기에 처했다.
다만 앞으로 새로운 인수합병(M&A) 기회가 있다면 또 다시 인수 시도를 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은 나온다. 한국투자증권 한 임원은 "우리 입장에선 앞선 딜도 그랬고 안타까운 결과이긴 하다"면서도 "업계가 지속적으로 재편되다보면 새로운 기회가 나올테니 길게 본다면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지 않겠냐"고 전했다.
실제 지난주 김 부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2020년까지 아시아 최고 증권사가 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며 "현대증권 이후에도 회사가 클 수 있다면 추가적인 인수·합병이 가능하다"고 말했었다.
[뉴스핌 Newspim] 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