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희준 기자] KB금융 사외이사들은 현대증권이나 대우증권 인수시 모두 적극적인 태도로 윤종규 회장 지원에 나섰던 것으로 확인됐다.
KB금융의 한 사외이사는 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대우증권이나 현대증권 둘 다 기본적인 자세는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것이었다"며 "기본자세 자체가 바뀐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는 대우증권과 현대증권 인수전 때 사외이사들의 입장이 달라진 것이 있었느냐에 대한 답변으로 나온 것이다.
이 사외이사는 응찰 가격대(레인지)와 관련, "두번 다 넉넉히 줬던 것 같은데, 모든 게 항상 상대방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며 "대우증권 때는 미래에셋증권이 조금 더 적극적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KB금융은 현대증권 인수전에 1조원을 조금 넘는 가격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에서 추정하는 1조500억원을 KB금융의 베팅가격으로 가정하고, 매입 지분 7450억원(2015년 장부가)을 감안하면, 베팅액은 장부가 1.4배 수준이다.
이는 KB금융이 대우증권 인수전에서 제시한 것으로 추정되는 2조1000억원(자산운용 포함)이 장부가 1.16배 수준인 것에 비하면 다소 높은 수준이다. 현대증권 시가인 3500억원 견주면, 3배에 이른다.
이에 따라 윤 회장은 사외이사들이 준 비슷한 레인지에서 조금 더 '통근 베팅'으로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서는 '승자의 저주'나 고가매수 논란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앞의 사외이사는 "두번 다 증권 사업쪽의 포트폴리오가 필요해 적극적으로 대응하자는 게 기본 자세였다"며 "금액을 정하는 것은 경영진이 하는 것이고 사외이사는 기본 방향만 잡아준다"고 했다.
윤 회장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사외이사들이 모든 가격에 대해 사실상 전권을 위임해 줄 정도의 폭넓은 재량권을 줬다"고 확인했다.
또다른 사외이사는 "응찰 가능한 가격 범위대는 경영상의 비밀이라 얘기를 해줄 수가 없다"며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해서 인수해달라고 얘기했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이사회에서 윤 회장의 회장 및 행장직 분리 문제, '선 연임 여부 결정' 등의 후계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가 없다고 했다. 앞의 사외이사는 "지금까지 얘기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