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서양덕 기자] 중국 부동산 개발기업 완다상업(萬達商業 만달상업)이 A주 상장을 위해 홍콩 증시 상장 폐지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부터 A주 상장을 준비했던 완다상업은 현재 발행한 주식을 되사들이는 주식공개매수 방식을 통해 시장에서 빠져나올 방침이다. 모기업 완다그룹(만달그룹)은 완다상업의 주가수익배율(PER)이 약 6배 수준으로 동종 업계 평균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저평가 된 틈을 이용해 홍콩증시 상폐를 추진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달 30일 완다상업(03699.HK)은 홍콩증권거래소 공시를 통해 완다그룹이 현재 완다상업 주식 전량을 매수해 상장 폐지 절차를 밟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4년 12월 완다상업이 증시에 상장한 지 1년 3개월 만의 일이다. 완다상업 주식의 공개매수 가격은 주당 48홍콩달러가 기준이며 자금 소요 규모는 288억 홍콩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완다그룹은 완다상업의 주가수익배율이 5.9배로 업계 평균인 10~15배 보다 많이 낮은 것도 상장 폐지 이유중 하나라고 밝혔다. 통상 종합 부동산 기업은 부동산 중개 기업보다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완다상업의 총수입과 총이윤은 각각 1242억위안, 170억위안, 주당수익은 6.62위안으로 PER은 6배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이는 완다상업의 주주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라는 것이 완다그룹의 설명이다.
업계는 완다그룹의 상장 폐지 조치가 놀라운 일이 아니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완다상업이 지난해 중순부터 A주 재편입을 꾸준히 준비했기 때문이다.
옌위에진(嚴跃进) 상하이 이쥐(易居)부동산 연구원 총책임자는 “이번 상폐 조치(주식매수후 상장폐지)는 완다그룹이 완다상업을 A주로 상장 편입 하려는 수단에 불과하다”며 “예상밖의 일은 아니다”고 일축했다.
지난해 8월 완다상업은 “주주들로부터 A주 편입 방안에 대해 100% 지지를 받았다”고 밝히며 편입 계획을 공식적으로 처음 밝혔다. 같은해 11월 완다상업은 중국 증권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관련 내용을 IR 자료로 게재했다.
완다상업의 A주 상장이 힘들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완다그룹은 완다상업에 ‘에셋 라이트(asset-light 자산 경량화 전략)’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부동산 판매업보다 임대 사업이나 호텔 사업 분야에 비중을 키우기를 원하는 것이다. 사업 구조 개편이 완전히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A주 상장 시도는 무리가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한 애널리스트는 "지난 1년간 뤼디그룹(綠地集團) 등 소수 국유기업이 우회상장 형태로 중국본토 증시 상장에 성공한 것 외에는 아직까지 부동산 기업 중 A주 IPO 성공 사례가 없었다"며 완다상업의 A주 상장 시도를 비관적으로 내다봤다.
한편 완다상업은 "기업 이미지 제고, 회사 융자 채널 확보, 운영자금 증가에 유리하다는 판단 하에 A주 상장을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서양덕 기자 (sy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