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지연 기자] 역외 위안화 유동성을 가늠하는 지표인 역외 위안화 1일물 대출금리(CNH Hibor)가 지난달 31일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대(-3.725%)로 추락하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1월 12일 사상 최고치(66.815%)까지 치솟았던 CNH 하이보 금리가 단 두 달여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선 까닭으로는 ▲역외 금융기관 역내 위안화 계좌에 지준율 도입 ▲홍콩 상장기업 재무제표 발표시즌 ▲국영 금융기관인 국신증권 딤섬본드 채무불이행 리스크(현재 디폴트 없다고 해명) 등이 꼽히고 있다.
인민은행은 지난 1월 25일부로 역외 금융기관의 역내 위안화 계좌 지급준비율을 기존 0%에서 역내 시중은행 수준(17.5%)으로 끌어올린다고 밝혔다.
매 분기 말일의 계좌 잔액으로 지준율이 책정되기 때문에 역외 위안화 금융기관(홍콩 은행들)이 1분기 말인 지난 31일 위안화 예금을 대거 털어냈다는 분석이다. 지준율을 최대한 낮춰 향후 위안화 유동성 경색을 피하겠다는 속셈으로 읽혀진다.
완자오(萬釗) 초상은행(招商銀行) 금융시장부 선임 애널리스트는 “당분간 1일물 하이보 금리가 마이너스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며 “앞으로 매 분기 말일마다 ‘마이너스 금리’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홍콩 회사 재무제표 발표시즌과 겹친 것도 이번 하이보 금리 대폭락 사태를 부추겼다. 수많은 회사가 위안화를 끌어 모으면서 홍콩 은행에 단기 위안화 자금이 넘쳐났고, 바로 이 때문에 금리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라는 분석이다. 홍콩 소재 회사 대부분의 회계연도는 3월 31일로 정해져 있다.
역외 위안화 1일물 대출금리(CNH Hibor) <자료=Wind> |
국영 금융기관인 국신증권의 홍콩 자회사가 발행한 12억위안 규모의 딤섬본드(홍콩에서 발행한 위안화 표시 채권)가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황에 놓인 것 또한 마이너스 금리의 원인으로 꼽힌다. 20년만에 발생한 첫 역외 디폴트.
하지만 국신증권 측은 채무불이행은 없다고 곧바로 해명했다. 시장 전문가는 모회사인 국신증권이 자회사의 채무를 대신 상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CNH 하이보 금리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것은 시장 참여자의 위안화 보유 의지가 매우 강함을 보여준다.
재닛 옐런 미 연준 의장의 비둘기파(통화완화적) 발언으로 미 달러 가치가 대폭 하락하면서 1일까지 달러/위안 기준환율이 4일 연속 하락(위안화 가치 상승)했다. 이에 역외 및 역내 위안화 값도 덩달아 크게 오른 상황. 아울러 역내외 환율 격차가 계속 줄어들면서 공매도 세력이 잇따라 손을 털고 나가고 있다.
한편 31일 홍콩 역외 위안화 오버나이트 예금금리도 -16.17%까지 떨어지면서 사상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뉴스핌 Newspim] 이지연 기자 (dela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