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이홍규 기자] 지난 1분기 30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나타낸 금 값이 3월에는 주춤했지만, 헤지펀드들은 여전히 금 값 상승 베팅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4일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증권선물거래위원회(CFTC)의 자료를 인용, 지난달 29일까지 한 주간 헤지펀드들의 금 선물·옵션 순 매수 포지션이 전 주보다 2.1% 증가한 16만4946계약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2015년 1월 이후 최대 수준이다.
금 선물 옵션 계약 수 <자료=블룸버그통신,CFTC> |
올해 초부터 지난 2월까지 금 선물 가격은 15%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지난달에는 상승폭이 0.32%에 그치는 등 폭이 미미했다. 하지만 지난 1분기 전체로 볼때 금 선물 가격은 17%나 뛰었다. 현재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6월물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1222.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헤지펀드들의 베팅이 달러가 당분간 약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에 기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의 점진적 금리 인상 전망을 재확인한 시장 참가자들은 지속해서 달러화 약세 전망을 점치고 있다.
특히, 지난 1일 미국 고용지표가 호조세를 보인 건 맞지만 실업률은 되레 올라 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길만한 재료는 아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날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오는 7월까지 연준이 금리 인상에 나설 확률을 36%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아드리안 데이 자산운용의 아드리안 데이 최고경영자는(CEO)는 "달러가 단기적으로 고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금 값에 긍정적이다"고 블룸버그 통신과 인터뷰했다.
차트를 통해 상품의 미래 가격을 전망하는 기술적 분석가들의 전망도 헤지펀드의 베팅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1975년 이후 금 값 8번의 반등 주기 <자료=ECU그룹, CNBC> |
ECU그룹의 론 윌리암 분석가는 "장기 차트를 보면 금 가격의 상승 여지가 존재한다"면서 "지난 1975년 이후 현재까지 8번의 금 값 반등 주기가 있었는데, 지금이 바로 그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3월에는 글로벌 증시 회복에 따라 변동성이 축소되면서 상승폭이 약했지만, 오는 6월과 11월에 EU탈퇴 여부를 가르는 영국 국민의 찬반 투표과 미국 대선이 있는만큼 불확실성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