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함지현 기자] 면세점을 운영하는 기업들이 시내면세점에 대한 관심은 뜨거운데 반해, 최근 입찰이 진행된 공항면세점에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이유가 뭘까.
공항면세점의 높은 임대 수수료에 따라 수익성이 불투명한데다, 시내면세점의 추가 특허 여부가 결정되지 않으면서 관망하고 있다는 평가다.
<사진=호텔신라> |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요 업체들은 공항면세점에 대해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국공항공사는 지난 3월 김포·김해공항면세점 사업자 입찰 공고를 냈지만 단 한 곳의 사업자도 응찰을 하지 않았다.
이에 공항공사는 김포국제공항면세점 입찰 마감 기한을 오는 18일까지로 연장했다. 김해공항의 경우 지난해 신세계면세점이 특허권을 스스로 반납한 바 있다.
각 업체들은 높은 임대수수료를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주요 업체들의 경우 지난해 공항 임대료로만 6769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지불했었다. 이번에 마감기한을 연장한 김포국제공항의 경우 화장품, 향수 등을 판매하는 DF1과 주류, 담배를 판매하는 DF2 구역에 대한 연간 최소 임대료가 각각 295억원, 233억원으로 책정됐다.
주요 업체들은 공항 면세점을 통해 대부분 적자를 보고 있는데, 이번에 책정된 금액은 현재 사업자들이 부담하고 있는 임대료보다 약간 높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공항공사가 추후 면적을 약 80%가량 늘릴 계획이라는 점이다. 면적이 늘어나면 최소임대료 역시 각각 500억원, 400억원 수준으로 치솟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높은 공항 임대료 때문에 흑자를 본 기업이 없는 상황"이라며 "과거에는 금액이 높더라도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는 등의 호재에 대한 기대감에 관심을 보였지만 이제는 최소 임대료가 적정수준으로 내려가지 않는다면 입찰할 기업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높은 임대료뿐만이 아니다. 이달로 미뤄진 시내면세점 특허 지정 여부와 관련한 불확실성도 업체들의 고민을 더욱 깊어지게 만든다는 분석도 나온다.
공항면제점의 경우 플래그십 스토어와 같이 홍보를 위해 운영되는 성격이 강하다. 뿐만 아니라 시내면세점과와 연계한 마케팅으로 시너지 효과를 볼 수도 있다.
다만 이를 위해 선행되야 할 부분이 시내면세점 유치라고 업계에서는 입을 모으고 있다. 현재 구조상 주요 면세점들은 공항면세점의 적자를 시내면세점의 흑자로 메우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는 시내 면세점 수를 현행대로 유지하는 방안과 신규특허를 추가발급하는 방안, 특허제도에서 신고제로 전환하는 방안 등을 놓고 여전히 고심 중이다. 업계가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정부가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공격적으로 면세점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 불확실성이 커져 있다"며 "시내면세점 숫자가 정해지고 자신들이 따낼 수 있다는 생각이 정해지면 기업들이 홍보나 포트폴리오 강화차원에서 공항면세점을 노릴 수 있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공격적으로 나설 이유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