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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마켓, 무디스와 S&P 비웃다

기사등록 : 2016-04-06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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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최헌규 중국전문기자]  3월 한달 무디스(2일)와 S&P(31일)가 잇따라 중국 국가신용 등급 전망을 ‘안정’에서 ‘부정적’으로 깍아내렸다. 중국경제 리스크 우려가 등급 하향조정의 주된 이유다.

중국은 무디스가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중국 경제와 금융 운행에 우려를 표시한 것인데, 이는 전망치를 낮춘 충분한 이유가 되지 못한다고 반박했다. 중국경제에 대한 이해 부족이나 왜곡된 정보에 의한 부실한 평가로 일종의 정보 비대칭성의 산물이라는게 중국 입장이다.

재정부 고위관리는 무디스와 S&P가 ‘개혁과 리스크 대처능력은 무시하고 중국경제가 처한 난관에만 초점을 맞췄다”고 항변했다. 서방 평가기관들은 전망 하향 조정의 이유로 ‘경제 구조조정과 성장감속, 재정적자율 증가, 실물경제 채무, 국유기업 개혁, 금융시장 리스크’ 등의 우려를 꼽았다. 하지만 중국의 관점은 다르다. 

중국은 올해 6.5%~7% 성장목표가 무난하게 이뤄지고, 경제의 명운이 달린 개혁 작업도 비교적 순탄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사회과학원은 오는 15일 발표될 1.4분기 성장률이 6.7%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개혁 분야에선 당장 영업세의 부가가치세 전환을 통한 감세와 좀비기업 퇴출에 따라 기업이익이 개선되고 레버리지가 완화되는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업 세부담완화와 개혁을 위한 비용이 재정 악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중국은 이에 대해서도 전혀 걱정없다는 입장이다. 중국 정부 부채율은 40%로 주요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또 중국의 정부지출도 투자 점유율 비중이 높은 편이다. 올해 책정한 3%의 공격적 재정적자율 역시 경제 안정운행에 무리없는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중국의 이런 항변이 얼마나 타당한지 아직은 알 수 없다. 하지만 중국 증시와 외환시장 추이는 서방 평가기관의 등급 전망 하향을 무색케 하듯 사뭇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  무디스의 중국 전망 하향조정 발표 이후 3월 한달 중국 주가(상하이지수)는 10% 넘게 올랐고 채권시장 위안화 환율 추세에도 이상 조짐이 나타나지 않았다.

중국의 해외 국채수익률과 역외 위안화 환율에도 별다른 파동이 없었다. S&P 발표뒤에도 마찬가지 였다.  청명절 휴일로 하루 휴장하고 열린 중국 증시는 5일 여봐란듯이 오히려 2% 가까이 치솟았다. 양 기관의 ‘부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의 중국 신뢰와 중국 전망이 그다지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얘기다.

[텐센트재경=본사특약]

연초 서방 헤지펀드 세력들의 위안화 공격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빚어졌다. 헤지펀드들은 위안화 공매도 공세를 통해 차이나리스크를 고조시켰다. 이로인해 중국은 극심한 외자유출로 홍역을 겪었다. 증시에서는 상하이지수가 1월 한달새 22.65% 빠지는 ‘대참사’가 빚어졌다.

하지만 중국은 환율 방어에 성공했고 국제 투기세력들은 수조원의 손실을 입었다.  지난 1분기 역외 홍콩시장 위안화는 달러화에 대해 1.6% 상승했다. 주가지수도 2월에는 하락률이 1.81%로 줄었고, 3월에는 11.75%올라 글로벌 증시중 최우수 성적을 기록했다.  

중국은 평가기관들의 공신력에 대해 근본적인 회의감을 표시한다. 무디스는 3월 31일 홍콩 당국으로 부터 증권선물조례 위반 혐의로 1100만홍콩달러의 벌금을 선고받았다. 무디스가 잘못된 보고서로 49개 중국기업의 주가를 떨어뜨린데 대한 처벌이다. 중국은 서방 신평사들의 이런 미심쩍은 기업평가시스템이 국가 신용등급에도 그대로 작동할 것이라는 의혹을 감추지 않고 있다.

실제 무디스는 아시아 외환난때 한국의 신용등급을 11등급이나 낮춘적이 있는데 나중에 상당한 착오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은 양사가 여전히 세계 자본시장 관련 업무의 80%를 독점하고 있지만 그 공신력은 아시아 외환난 이후  크게 실추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중국 재정부 러우지웨이 부장(장관)은 노골적인 불쾌감을 드러내며  ‘우리는 평가기관의 등급판정에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 정협위원은 “국제평가기관들은 한 국가의 경제 상승기에는 리스크를 무시하고 장미빛 전망 보고서를 내놓고 일단 경기가 하향기에 접어들면 어떤 상황적 고려도 없이 등급을 끌어내린다”며 성의도 없고 분석력도 약한 독단적 관점으로 평가를 내리고 있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무디스는 개혁 정책이 쏟아져 나올 양회(3월 3일~3월 16일)가 열리기 전날인 지난달 2일 중국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췄다. 중국 정책의 큰 방향이나 개혁의 로드맵이 나올 것을 뻔히 알면서도 이를 전혀 고려치 않고 전망치를 낮췄다는 것은 누가 봐도 쉽게 납득할 수 없는 조치라는 주장이다.

중국쪽에서는 3월 31일 S&P의 중국 등급에 대한 부정적 하향조정 또한 미국 금리인상 연기로 달러 약세-위안화 강세 조짐이 엿보이는 ‘절묘한’ 시점에 나왔다는 점을 들어 이 액션의 저의에 의혹을 보이고 있다.

두 국제 평가기관이 차이나 리스크의 예후를 제대로 짚어낸 것인지, 아니면 음모론으로 치부하는 중국의 주장이 맞는지 현재로선 예단할수 없다. 1분기 성장지표와 2분기 증시 및 위안화 환율 추이를 좀더 지켜보면 뭔가 단초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경제앞날의 불확실성이 걷히지 않는 한 양측이 벌이는 진실게임도 지루한 공방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뉴스핌 Newspim]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c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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