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투자자들이 예측하는 지구촌 인플레이션이 뚜렷한 양극화를 이루고 있어 주목된다.
미국과 영국의 물가연동채권(TIPS)이 기록적인 자금 몰이를 연출하는 반면 유로존과 일본에서는 물가 상승에 대한 투자자들의 회의감이 날로 고조되는 양상이다.
시장의 전망이 현격하게 엇갈리는 가운데 글로벌 채권 시장 전반의 수익률이 사상 최저치를 경신, 투자자들 사이에 2015년 7월 벌어졌던 급반전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
식품 매장의 미국 소비자 <출처=블룸버그통신> |
6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동일한 만기의 미국 국채와 TIPS의 수익률 격차인 손익분기 인플레이션율이 160bp에 달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에 따르면 TIPS 관련 펀드가 최근 7주 연속 자금 순유입을 기록했고, 누적 유입액이 48억달러로 약 1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자금이 밀물을 이룬 데 따라 지난 1분기 TIPS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는 4.4%의 수익률을 기록해 12년래 최고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미국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3%에 달한 가운데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 상승에 적극 베팅하는 움직임이다.
반면 유럽과 일본에서는 대조적인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이들 지역에서 마이너스 수익률에 거래되는 국채 규모는 6조달러를 넘어섰다.
천문학적인 부양책과 마이너스 금리에도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 상승 여지에 대해 회의적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지난 5일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장중 0.08%까지 하락해 사상 최저치와 거리를 3bp로 좁히는 등 수익률 하락 압박이 진정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제이미 셜 씨티그룹 채권 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미국과 영국의 인플레이션 상승 기대감이 상당히 높다”며 “반면 지구촌 다른 지역에 대한 전망은 매우 저조하다”고 전했다.
한편 최근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재점화된 가운데 전세계 채권 수익률이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BofA-메릴린치가 집계한 글로벌 채권 수익률 지수가 1.31%까지 하락해 2015년 초 기록했던 최저치 1.33% 아래로 밀렸다.
안전자산으로 여전히 뭉칫돈이 몰리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전례 없는 수익률 하락이 불안하다는 표정이다. 지난해 발생했던 V자 반등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BOfA의 이오아니스 앙겔라키스 채권 파생 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ECB를 포함한 주요국 중앙은행이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가운데 채권시장 유동성 위축이 두드러진다”며 “회사채 시장의 유동성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