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지현 기자] #A씨(피보험자)는 자신의 사망을 보험금 지급 사유로 하는 보험계약에 자필서명을 통해 동의한 적이 있었다. 그러던 중 남편과 이혼 협의를 하게 됐는데, 남편(계약자)이 보험계약의 해지를 거부해 불안감을 느꼈다. 사실 피보험자인 A씨가 서면 동의를 철회하면 보험계약은 해지되지만, 이를 잘 알지 못했던 것.
4월부터는 이같은 피보험자 서면동의 철회권에 대한 안내가 강화된다. 피보험자 서면동의 철회권이란, 피보험자의 사망을 보험금 지급 사유로 하는 보험계약 체결 시 피보험자가 원하는 경우 언제든지 서면에 의한 동의를 철회할 수 있는 권리다. 이에 대한 안내가 강화되면 타인의 사망보험금을 노린 보험사기 등으로부터 피보험자 보호가 강화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0일 보험가입시 소비자 보호 강화와 보험가입 서류·절차 간소화 등의 내용을 담은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 및 '제1차 국민체감 20대 금융관행 개혁' 세부 실행방안을 발표했다.
보험가입 절차 간소화 방안 주요 내용 <자료=금융위원회> |
이번 방안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보험 상품 설명서 등에 피보험자 서면동의 철회권뿐만 아니라 보험상품에 대한 안내도 강화해야 한다.
우선 총납입 보험료를 강조해야 한다. 저축성·보장성 여부에 대한 안내와 함께 보험기간 중 총납입 보험료 규모 및 중도 해지시 손실 가능성을 강조·안내해 보험 계약자들이 신중하게 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
가입 상품 종류도 명확히 할 예정이다. 보험상품이 저축성인지 보장성인지, 또 변액보험인지 등의 내용을 표시해 계약자가 상품 종류를 명확히 알 수 있도록 안내한다.
보험상품 및 계약에 대한 안내가 이처럼 강화되는 반면 보험가입 서류 및 절차는 간소화된다.
보험 가입시 자필 서명 등 계약자 확인은 꼭 필요한 경우만으로 최소화했다.
기존에는 보험 가입시 보험계약 청약서 등 약 8종의 서류에 자필 서명을 14번, 덧쓰기 30자, 확인 체크를 총 39회 정도 해야 했다. 특히 이러한 기재사항은 대부분 형식적·관행적으로 이뤄져, 보험 가입에 대한 충분한 내용 확인이나 설명을 듣지 못한 채 보험설계사가 형광펜으로 표시한 부분에 기계적으로 서명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절차를 간소화해 자필서명을 10회로 줄였다. 덧쓰기는 30자에서 6자로, 확인 체크도 26회로 간소화했다.
가입 서류도 줄였다. 보험료, 해지환급금, 보장내용 등 보험상품의 기본적인 내용을 안내하는 자료였던 가입설계서는 상품설명서에 통합된다.
또 보험기간이 1년 이하이거나 월보험료가 5만원 이하인 소액·단기보험은 청약서와 상품설명서를 통합해 안내함으로써 가입 절차를 간소화했다. 온라인보험 가입시에는 공인인증서 외에 다양한 본인 확인 수단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개선안은 4월부터 시행하되, 보험회사의 전산 시스템 변경 등 준비기간이 필요한 점을 감안해 오는 6월 30일까지 유예할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과도한 서류·자필서명·덧쓰기 등이 축소됨으로써 계약자가 지금보다 편리하게 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됐다"며 "또 계약자가 보험계약의 내용을 잘 알고 가입할 수 있도록 해 소비자 보호가 실질적으로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