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신정 기자] 화학산업의 기초제품인 에틸렌의 높은 마진으로 석유화학업계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11일 에너지·석유화학 정보기관인 플래츠(Platts) 등에 따르면 이달 들어 에틸렌 가격이 1톤 당 1200달러를 넘어섰다. 지난해 9월 톤 당 843달러를 기록한 뒤 꾸준히 상승하더니 같은해 7월 톤당 1231달러를 기록한 때와 비슷한 수치까지 높아졌다.
이에 반해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은 하락해 에틸렌 마진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기준 에틸렌 스프레드(원재료인 나프타와 제품인 에틸렌 가격 차이) 톤당 평균 850달러대를 육박했다.
이에 따라 나프타분해설비(NCC: Naphtha Cracking Center)를 통해 대규모 에틸렌 생산능력을 갖춘 석유화학기업들은 올 한해 눈에 띄는 실적 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NCC기업은 LG화학과 롯데케미칼, 한화토탈, 여천NCC, SK종합화학, 대한유화 등이 있다.
석유화학산업의 가장 기본원료 중 하나인 에틸렌은 나프타가 주 원료로 합성섬유나 합성수지, 합성도료 등을 생산하기 위한 중간제로 쓰인다. 파이프나 건설, 자동차용 뿐만 아니라 식품용 필름과 포장 재료까지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에틸렌 마진이 이처럼 높아진 이유는 최근 3~4년간 글로벌 시장의 에틸렌 공급과잉 현상으로 신규설비 투자가 거의 이뤄지지 않아서다. 특히 국내는 물론 일본, 싱가폴 등의 나프타분해시설(NCC) 정기보수로 공급이 축소됐다.
여기에 유가가 계속 하락하면서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은 내린 반면, 석유화학제품에 대한 수요는 늘어 에틸렌 제품가격은 상승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 2분기 중 아시아 지역의 정기보수 예정에 따른 공급축소로 에틸렌 가격이 상승하고 있고 원료인 납사가격 하락으로 에틸렌 스프레드의 확대가 주요 원인"이라며 "이같은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깜짝실적'을 기록한 석유화학업계의 올해 전망은 이런 이유 등으로 밝다. 시장에선 내년까지 이런 에틸렌 업황 호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무엇보다 올해는 국내를 포함해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지역 내 NCC 생산설비가 폐쇄되거나 정기보수에 들어가 공급부족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여천NCC 58만톤에 이어 이달 중순부터 다음달까지 롯데케미칼의 여수 100만톤 공장이 정기보수로 멈추게 된다.
곽진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자재인 납사가격이 올 1분기 중반 이후부터 정상화되고 있다"며 "화학제품가격도 수요증가로 상승하고 있어 화학업체들의 실적향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신정 기자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