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지현 기자] 보험사의 개인 신용대출 금리가 비은행계열 금융기관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우량 고객을 대상으로만 신용대출을 해온 탓인데, 앞으로는 보험사들이 추가 수익원 확보를 위해 고객 범위를 넓혀 신용대출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2일 '금융상품 한눈에'에 공시된 자료에 따르면 3월 기준 보험사들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3~10%대로, 카드나 저축은행의 12~13%대보다 낮은 수준이다.
보험사 중 가장 낮은 신용대출 금리는 NH농협생명이다. NH농협생명은 신용등급 1~6등급까지 평균 금리 3.17%에 대출을 해주고 있다.
NH농협생명 관계자는 "NH농협생명이 농협공제로 있었던 시절 은행과 함께 쓰던 이율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특히 농협생명은 출자자와 대출자 모두 농업인인 만큼 이율을 올리지 않고 이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생명은 1~10등급까지 고객에게 대출을 해주면서도 평균 4.76%대 금리로 대출을 하고 있다. 이외에도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평균 5.28%, 5.93% 금리로 대출한다. 이밖에도 교보생명과 한화생명은 각각 6.63%와 7.85%로 대출을 제공한다.
보험사 중 가장 높은 금리로 대출을 하는 곳은 한화손해보험으로 평균 13.39%이다. 이 역시 대부분의 카드 및 저축은행 등 비은행계열사와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보험사들이 이처럼 낮은 금리에 신용대출을 하고 있는 것은 그 동안 우량 고객을 대상으로만 대출을 해왔기 때문이다. 대출 업무를 전문으로 하는 카드, 저축은행과 달리 부수업무로 대출을 하는 보험사들이 대출 업무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던 것.
공시된 자료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과 흥국화재를 제외하고 신용대출을 취급하는 9개 보험사들은 신용등급 7등급 이하 고객에게는 대출을 해주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처럼 소극적인 보험사들의 신용대출 사업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보험사들의 보험영업 이익이나 자산운용이익률이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신용대출로 새로운 수익원 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
한화생명은 지난 2월 말 빅데이터 신용평가모델을 도입해 신용등급을 세분화하고, 대출 대상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기존의 대기업 직장인 등 우량 고객을 대상으로 대출을 해주던 것에서 개인 사업자까지 대출 범위를 늘린 것이 특징이다.
아직까지는 한화생명 외에 중금리대출 상품을 출시한 보험사는 없지만, 개인 신용대출 규모가 가장 큰 한화생명이 중금리대출 상품을 내놓으면서 타 보험사들도 신용대출을 늘릴 가능성이 크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저금리 장기화로 보험사의 자산 운용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만큼 추가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해 대출 마케팅을 꾸준히 하고 있다"며 "특히 약관대출 보다는 상품 형태로 판매를 할 수 있는 신용대출을 활성화 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