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백진규 기자] KEB하나, 우리은행의 중국 현지법인이 위안/원 청산은행으로 선정됐다. 이로써 한국계 은행만 가능했던 원화 무역결제를 중국계 은행들도 할 수 있게 됐다. 한중 기업간 원화 무역거래 통로가 다양해지고 원화의 국제적 위상도 높아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12일 중국의 위안/원화 청산은행으로 KEB하나은행, 우리은행의 중국 현지법인인 하나은행 중국유한공사와 우리은행 중국유한공사를 각각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계 은행들은 지난 2012년부터 자체적인 한중 원화결제 시스템을 갖추고 원화 무역거래와 개인거래를 해왔다. 반면에 중국계 은행들은 한중 무역결제에서 거의 달러와 위안화 2종류만 사용해 왔다.
때문에 원화 결제는 주로 한국 기업간에 이루어졌고, 중국 기업과의 거래에서는 할 수 없이 달러나 위안화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중국 거래처에 “원화 결제를 하고 싶으니 한국계 은행 원화 계좌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중국 은행들도 상하이의 하나은행, 우리은행을 통해 원화결제가 가능해진다. 위안화-달러화-원화로 두 번 환전하는 방식이 위안화-원화로 바뀌면 그만큼 시간과 환전수수료를 절약할 수 있다. 또한 하나은행, 우리은행 유한공사 입장에서는 은행의 집금업무 효율과 수수료 수익이 개선된다.
자레이(查雷) 중국수출입은행(中國進出口銀行) 무역사무실장은 “위안화는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아 무역어음 거래 수수료(환가료)가 많이 징수되므로 무역거래에서 꺼리는 기업들도 많다”면서 “하지만 원화 결제는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한 만큼 경쟁력이 크다”고 내다봤다.
최정식 중국 하나은행 국제업무부장은 “사실상 한국 모회사와 중국의 자회사간 거래에서 많이 사용됐던 원화결제 방식이 앞으로는 한중 기업간에 다양하게 발생할 수 있다”면서 “앞으로 원화, 위안화 거래 규모가 늘어나면 양국의 외환규제가 완화되면서 위안/원 트레이딩 업무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중국 원화 청산은행은 사상 최초로 역외에 개설되는 원화 직거래 시장으로, 양 은행은 6월 말부터 원화 청산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초기 투자비용도 만만치 않지만 은행 수익성 제고와 함께 원화의 국제적 위상을 크게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뉴스핌 Newspim] 백진규 기자 (bjgchi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