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광수 기자] 형형색색의 우산을 든 어른들이 삼삼오오 초등학교로 들어갔다. 13일 오전 서울 화양초등학교에 마련된 광진구 화양동 2투표소와 3투표소에는 유권자의 꾸준한 발걸음이 이어졌다.
"국민의 뜻을 보여주는 방법이 이 방법밖에 없어서 나왔다."
20대 총선을 바라보는 광진을 유권자들의 화두는 '국민의 뜻'이다. 모두 각자의 뜻을 피력하기 위해 궂은 날씨에도 투표장을 찾았다.
20대 유권자인 백슬기(27) 씨는 부끄럽지만 않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백씨는 "20대 국회는 정당끼리 반목하고 싸우는 부끄러운 국회는 아니길 바란다"며 "이견을 받아들이고 토론하며 국민을 위한 정책을 만드는 국회가 되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투표장은 지난 8~9일 사전투표의 영향 때문인지 오래 줄을 설 필요 없이 신원확인만 하면 투표할 수 있었다.
13일 서울 화양동 제2투표소를 찾은 주민들 <사진=이광수 기자> |
투표소에서 만난 한 사무원은 "사전투표 때는 주민센터에서만 진행해서 그런지 줄을 오래 섰어야 했다"며 "오늘은 비가 와서 그런지 한산한 편"이라고 귀띔했다.
인근에 위치한 제5투표소와 4투표소 역시 유권자의 발길이 꾸준했지만 줄을 서는 경우는 없었다. 오전 11시 기준 현재 광진을 투표율은 15.4%로 전국 투표율인 16.1%보다 밑도는 수준이다.
13일 한산한 상태인 서울 화양동 제5투표소 <사진=이광수 기자> |
투표소에는 투표권이 없는 미성년자들도 함께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3대가 함께 투표소를 찾은 경우도 있었다. 배근환(34) 씨는 "민주주의의 시작은 투표"라며 "우리 아들이 사는 사회는 지금보다 더 행복한 곳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온 가족이 함께 나왔다"고 말했다.
지지할만한 사람이 없다며 염증을 나타내는 유권자도 있었다. 김수연(32) 씨는 "공약도 다 거기서 거기인 것 같고 피부에 와닿지 않다"며 "살기 팍팍한데 집권당에 메시지를 보내는 방법인 이것 뿐인 것 같아서 일부러 나왔다"고 강조했다.
"이번에는 바꿔봤어." 이 지역 토박이라는 김모(65) 씨는 이번에는 정당을 바꿔 투표했다고 힘줘 말했다. 김씨는 "이 동네만 30년 사는데 겨우 유지만 하는것 같다"며 "이번에는 새로운 인물에 표를 던졌다"고 했다.
이날 투표장을 바져나오는 젊은 유권자의 손등에는 빨간색 도장자국이 선명했다. 본인이 투표했다는 '인증샷'을 찍어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리는게 유행처럼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건국대학교 학생 조현아(24) 씨는 "소중한 한표를 행사했다는 뿌듯함도 있고 친구들에게 투표 독려를 하는 뜻에 SNS에 인증샷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서울 광진을 지역은 대표적인 박빙지역이다. 이 지역에서만 4선을 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과 대검 중수부 검사 출신 새누리당 정준길 후보가 여러 여론조사 결과 오차범위내에서 접전중이다.
[뉴스핌 Newspim] 이광수 기자 (egwangs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