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성웅 기자] 20대 총선에 참여한 유권자들은 13일 전국각지의 투표소에서 '점 복'(卜)자가 새겨진 도장으로 기표를 했다. 이 문양은 언제부터, 왜 사용하게 됐을까?
당초 'ㅇ'모양이던 표식이 '卜'자로 바뀐 배경에는 많은 에피소드가 숨어있다.
해방 이후 최초의 선거가 실시됐던 1948년부터 1980년까지 기표용구에는 별도의 기준이 없었다. 'ㅇ' 모양만 찍히면 됐기 때문에 대나무나 탄피까지 기표용구로 사용됐을 정도다.
기표용구가 통일된 것은 1985년부터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구멍 뚫린 플라스틱 원기둥 모양의 기표용구를 도입해 선거에 활용했다. 그런데 기표 후 투표용지를 접으면 인주가 채 마르지 않아 무효표가 다량으로 나오는 불편함이 발생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1992년 14대 대선에서는 동그라미 안에 사람 인(人)모양을 넣었다. 그러나 이 역시 좌우가 대칭되기 때문에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다. 또 '人'이 당시 후보로 나섰던 김영삼 후보 이름의 삼자를 의미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도 있었다.
현재의 점 복자 모양의 기표용구가 등장한 것은 지난 1994년부터다. 점 복자는 좌우가 대칭되지 않아 잉크가 묻어나도 식별이 가능해 무효표를 줄일 수 있었다.
현재 사용중인 기표용구는 지난 2005년 도입된 '만년기표봉'이다. 별도로 인주를 찍지 않아도 바로 기표할 수 있는 투표용 도장이다.
4·13총선이 하루 전날인 지난 12일 오후 서울 성북구 보험연수원 1층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보문동 제2투표소 투표 사무원이 기표소 설치 및 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뉴스핌 Newspim] 이성웅 기자 (lee.seongwo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