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박예슬 기자] 이달 초 폐암 환자들이 이용하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기다리던 신약의 출시 소식에 ‘환호’를 보내는 환자들의 게시글 수십 개가 잇따랐다. 주인공은 바로 한국BMS·한국오노약품공업의 면역항암제 신약 ‘옵디보(Opdivo)’다.
기존 흑색종 적응증에 이어 지난 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폐암 적응증 승인을 받은 것. 기존 표적항암제에 비해 면역항암제는 부작용이 적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임상 단계부터 폐암 환자들의 관심이 모아지던 차였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항암제 시장의 차세대 주자인 ‘면역항암제’가 등장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기존 ‘2세대’ 항암제인 표적항암제에 비해 ‘3세대’인 면역항암제는 부작용이 적다는 것이 장점이다.
15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옵디보' 기자간담회. <사진=박예슬 기자> |
특히 최근에는 일부 암에만 치료가 가능하다는 면역항암제의 단점을 개선해 적응증을 확대한 신규 품목들이 시장에 선을 보이고 있어 ‘암 정복’의 가능성 또한 엿보이고 있다.
한국BMS·한국오노약품공업은 지난 1일 면역항암제의 비소세포폐암 2차치료제 적응증 허가 및 흑색종 1차치료제 승인을 받았다. 앞으로 보험적용 여부가 결정되면 시중에 출시돼 환자들에게 처방된다.
이에 앞서 한국MSD도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에 대해 흑색종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다. 키트루다 또한 미국에서 폐암치료제 승인을 받았지만 국내서는 아직 신청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밖에 아스트라제네카도 ‘더발루맙(Durvalumab)’에 대해 최근 방광암을 적응증으로 미국 FDA로부터 ‘혁신 치료제’ 허가를 받았다. 현재 폐암 등 기타 적응증으로의 확대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체 내 ‘암세포’만을 골라 무력화시키는 표적항암제는 빠른 효과로 임상에서 널리 쓰여 왔다. 그러나 초반의 빠른 효과와 달리 시간이 지날수록 낮아지는 생존율이나 독한 부작용은 한계로 언급돼 왔다.
반면 3세대인 면역항암제는 환자가 가지고 있는 면역세포를 활성화해 암세포를 이겨내는 방식이다. 기존 치료제에 내성이 생긴 환자들에게 적용할 수 있으며 부작용이 적다는 점이 환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국내시장에 출시된 옵디보·키트루다 등이 흑색종에 더해 폐암 적응증을 확대한 사실이 국내 시장에서는 고무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흑색종은 국내에 환자 수가 극히 적은 반면 폐암의 경우 국내 암 환자 중 10%를 넘으며 사망률로는 가장 높기 때문이다.
강진형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암 환자 중 60%를 차지하는 선암 등 비편평상피암이 포함된 임상에서 기존 약물 대비 12~14% 정도 높은 생존율을 보였고, 1년 정도 시간이 지난 후에도 유지됐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높은 가격으로 인한 보험적용 여부다. 현재 항암치료제는 약값의 95%가 건강보험 적용을 받아 환자의 의료비 부담을 덜고 있다. 하지만 면역항암제에 건강보험을 적용할 경우 1년에 1조원 가까이의 재정이 추가로 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업계에서도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한국BMS 측은 “이제 막 허가를 받은 만큼 보험적용에 대해서 언급하기는 이르다”면서도 “ 회사로서는 모든 환자가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진형 교수는 “보험급여에 대해서는 약물경제학적 부분이기 때문에 객관적인 지표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재원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바이오마커(약물 반응을 객관적으로 나타내는 지표)’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박예슬 기자 (ruth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