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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승현 기자] 국가철도망 구축에 있어 고속철도(KTX)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준고속철도 EMU-250 도입이 난항을 겪고 있다.
발주처인 한국철도공사(코레일)과 제작사인 현대로템이 차량 가격을 두고 대립하고 있어서다.
15일 철도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과 지난 2월 열린 경전선 철도차량 국제공개입찰이 모두 유찰됐다.
2차례 유찰된 이유는 모두 철도차량 가격 협상이 진통을 겪었기 때문이다. 열차 가격은 통상 1량 기준으로 산정한다. 코레일은 33억원을 상한가로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고속열차인 KTX-산천의 평균 1량 단가가 33억원 수준이기 때문. 코레일은 EMU-250은 KTX보다 느린 준고속철도인 만큼 33억원보다 낮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제조사인 현대로템의 입장은 다르다. 업계에 따르면 로템측은 제작 원가를 감안해 열차 1량당 최소 4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양산 체제도 갖춰져 있지 못한데다 초기 개발비가 반영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아직 우리나라에서 운행한 적도 없고 우리 업체가 제작한 경험도 없는 EMU-250을 단순히 최고속도가 낮다는 이유로 KTX-산천 가격에 맞춰야 한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만약 경전선 EMU-250을 KTX-산천처럼 10량으로 꾸린다면 100억가량 가격차가 난다.
코레일 관계자는 “예정 단가는 보안 사안으로 공개할 수 없지만 2차례 진행된 협상은 가격차가 너무 많이 나서 협상이 결렬됐다”며 “아직 우리나라에 운행되지 않은 차량으로 시안도 안 나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국토부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세계 각국이 제조한 EMU-250급 열차 1량 단가는 KTX-산천 가격(33억원)보다 높다. 스위스는 51억원, 폴란드 68억원, 러시아 108억원이다. 다만 각 국가별, 지형별로 구간이 다르고 또 열차 사양이 달라 단순비교는 어렵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러한 가격차 때문에 경전선 입찰이 ‘국제공개입찰’임에도 다른 입찰자가 없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세계 어느 나라 업체나 참여할 수 있는 국제입찰인데도 2차례 모두 현대로템만 참여했다. 다른 나라 업체들은 관심이 없다는 뜻이다.
현대로템은 '마수걸이' 수주가 절실한 상황이다. 수주 실적이 없으면 엄청난 개발비를 만든 EMU-250를 해외에 내다팔기가 어려워서다. 발주자와 입찰자 모두 협상 대상이 ‘하나뿐인’ 상황인 것. 3차 입찰 날짜도 정하지 못한 채 물밑 협상만 진행 중인 상황이다.
국토부가 발표한 제3차 국가철도망 계획에 따르면 EMU-250은 현재 경전선 부전~마산 구간에 다니기로 확정됐다. 오는 2020년 개통 예정이다. 이 밖에 서해선(서산~원시), 중앙선(청량리~원주~신경주)에도 다닐 예정이다. 평창올림픽이 끝나면 올림픽선(인천공항~강릉)에도 놓는다는 게 국토부의 계획이다.
EMU-250은 동력분산식 전동차다. 현대로템이 자체 제작해 공급하고 있는 KTX-산천은 동력집중식이다. 동력집중식은 열차 맨 앞에 있는 기관차에만 동력이 집중돼 승객칸을 끌어간다. 동력분산식은 각 차량에 동력이 따로따로 공급된다.
[뉴스핌 Newspim] 김승현 기자 (kim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