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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레스터가 날 살렸다” 호주팬, 기적적인 암투병 끝 사망 ... 프리미어리그 팬 애도 물결, 유언은 “제이미 바디 퇴장 시킨 심판 잘못했다”

기사등록 : 2016-04-22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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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레스터가 날 살렸다” 호주팬(사진), 기적적인 암투병 끝 사망 ... 프리미어리그 팬 애도 물결, 유언은 “제이미 바디 퇴장 시킨 심판 잘못했다” <사진= 고 토니 스케핑튼 페이스북>

[EPL] “레스터가 날 살렸다” 호주팬, 기적적인 암투병 끝 사망 ... 프리미어리그 팬 애도 물결, 유언은 “제이미 바디 퇴장 시킨 심판 잘못했다”

[뉴스핌=김용석 기자] 말기암으로 4주 시한부 판정을 받았으나 프리미어리그 레스터시티의 기적에 용기를 얻어 살아났던 한 열성팬이 결국 팀의 우승을 보지 못하고 숨을 거두었다.

오스트레일리아 애들레이드 태생의 故 토니 스케핑튼(향년 51세)은 어린 시절부터 평생 동안 레스터시티의 팬이었고 기꺼이 지구 반바퀴를 날아가 레스터시티를 응원했다.

2015년 말 스케핑튼은 말기암 진단과 함께 4주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그러나 스케핑튼은 기적 같은 이야기를 써가는 레스터시티를 보며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암과 싸우기로 결심했다.

그의 주치의는 지난 3월, 그의 몸 상태로 봤을 때 살아있는 것이 기적에 가깝다며 놀라워했고 가족들도 그를 살게 하는 것은 항암제가 아닌 레스터시티의 승리라며 희망을 준 팀에 진심으로 감사해했다.

미망인인 도나 스케핑튼은 방송 인터뷰를 통해 "축구를 전혀 좋아하지 않던 가족과 이웃들도 모두 간절하게 레스터시티를 응원한다. 스케핑튼에게 레스터시티가 어떤 의미인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남편을 버티게 한 것은 바로 레스터가 주는 희망이다"고 밝혔었다.

시즌을 마칠 때까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살아 남아 레스터시티가 생전 처음으로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순간을 보고 눈을 감겠다는 그의 눈물 겨운 팬심은, 오스트레일리아 ABC 방송 다큐멘터리를 통해 소개되며 전세계 레스터시티 팬들의 가슴을 적셨다.

지난 3월 인터뷰에서 스케핑튼은 "레스터를 봐라. 강등되지 않기 위해 애쓰던 게 바로 지난 시즌이다. 레스터시티는 우승을 향해 싸우고 나는 암과 싸울 것이다. 올 시즌이 끝날 때까지만 살아서 레스터의 우승을 보고 떠나면 더는 바랄 것이 없다"는 간절한 희망을 밝혔으나 결국 팀의 우승은 보지 못했다.

그는 최근 병세가 악화되어 걷지도 못하는 상태였는데 지난 17일 웨스트햄 전에서 제이미 바디가 골을 넣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펄쩍 뛰는 바람에 가족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가족들은 그가 마지막 순간까지도 레스터시티의 셔츠와 스카프를 착용하고 있었으며 자녀들에게 제이미 바디를 퇴장시킨 심판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이후 상태가 매우 악화돼 단 한마디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편안히 눈을 감았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미망인인 도나 스케핑튼은 "이미 경기전부터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는데 모든 에너지를 웨스트햄 경기에 쏟아 부은 것 같다. 제이미 바디가 퇴장 당하는 순간부터 마지막 힘을 다해 계속 퇴장에 대해 얘기했다. 그후 상황이 악화되어 결국 눈을 감았다. 남편은 레스터시티로 인해 숨 쉬고 레스터시티 때문에 살던 사람이다. 하늘에서도 레스터시티를 응원할 것이다"며 남편을 추억했다.

그는 거의 매년 레스터시티의 리그 우승에 기꺼이 돈을 걸었고, 올해 역시 20파운드(약 3만2500원)를 걸었는데 현재 이 복권의 가치는 18,000파운드(약 2924만원)에 달한다.

그러나 사실 스케핑튼은 2파운드를 걸기로 했는데 대신 베팅한 아내가 버튼을 잘못 눌러 10파운드를 걸게 되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ABC의 진행자 알렉스 만은 "인터뷰하면서 레스터시티에 대한 그의 애정이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임을 알 수 있었다. 팀에 대한 그의 믿음이 암과의 사투에서 버티게 하는 힘이었단 사실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밝혔다.

그의 사망 소식에 레스터시티 팬들은 매우 안타까워했고 SNS에서 애도의 물결이 줄을 잇고 있다.

레스터시티의 제이미 바디.<사진= 레스터시티 공식 홈페이지>

[뉴스핌 Newspim] 김용석 기자 fineview@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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