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지난해까지 날개 없는 추락을 지속해 온 글로벌 상품시장에서 강력한 랠리 재개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21일 자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수요 회복과 기상악화 등이 가격을 지지하며 상품시장 곳곳에서 강력한 상승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수급여건 악화로 지난 5년 동안 대부분 내리막을 지속하고 지난해에는 무려 25%가 빠지며 칠레, 앙골라 등 주요 원자재 수출국 경제에 치명타를 날렸던 상품시장은 올해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원자재 22개 가격을 추종하는 블룸버그 상품지수는 지난 1월20일 이후 15%가 올랐고 이번 주까지 3주 연속 주간 상승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삭소뱅크 상품전략 대표 올레 한슨은 "가격 약세로 생산자들이 공급을 줄이기 시작하면서 상품시장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며 "상품시장 주요 동력인 중국의 수요 둔화 우려가 줄고 있고 자금도 다시 복귀하고 있다"고 말했다.
맥쿼리 애널리스트 비비엔 로이드는 철광석 랠리를 지목하며 "중국에서의 실질적인 원자재 수요가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면서 "사람들의 생각보다 상품시장 상황이 훨씬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주요 상품 올해 가격 상승폭 <출처=블룸버그> |
◆ 금·은·철광석·대두 '껑충'
최근 개별 상품 흐름도 인상적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추가 금리 인상 속도가 더뎌지면서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귀금속 수요가 급증했다. 그 덕분에 금과 은 가격은 올해 20% 가까운 급등세를 연출 중이며, 은 가격의 경우 이미 불마켓에 진입했다.
관련 투자 유입도 활발한데 상장지수펀드(ETF) 보유 은 규모는 사상 최대치 부근이며, 금 가격 추가강세 베팅은 2012년 이후 최대치로 늘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등 남미 지역 기상 악화로 공급에 비상이 걸린 대두 가격은 3월1일 이후 20% 가까이 치솟으며 불마켓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중국 당국이 부동산 시장에 포커스를 맞춘 경기 부양 조치들을 꺼내든 덕분에 철광석 가격도 급등했다. 영국 철강전문지 '메탈불레틴(Metal Bulletin)'에 따르면 철광석 가격은 이날 70.46달러로 하루 만에 8.8%가 뛰었다.
런던금속거래소(LME) 산업금속 중에서는 광산 폐쇄와 중국 수입 증가 등 수급여건이 타이트해 진 아연이 올 들어 가격이 19% 뛰며 선전 중이다.
블룸버그 서베이에서 작년 12월 이후 애널리스트, 트레이더, 브로커들 사이에서 가장 낙관적 평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난 구리의 경우 올해 가격이 6% 올랐다.
이 밖에 베트남 기근 소식에 커피값도 뜀박질을 하고 있으며, 국제유가는 브렌트유가 올 초 이후 22%가 뛰었고 쿠웨이트와 멕시코에서의 공급 차질 소식 등이 추가 가격 상승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