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애플의 몸집이 십 수 년 만에 처음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전세계 스마트폰 상위 5개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올해 출하량이 감소할 것이라는 관측에 이어 우울한 전망이 꼬리를 물고 있다.
전체 비즈니스의 3분의 2 가량을 차지하는 아이폰 판매가 강한 턴어라운드를 이루지 못하면서 시장 전문가들의 시각이 흐려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애플 <출처=블룸버그통신> |
25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가 제시한 회계연도 2분기 애플 매출액의 평균 전망치는 520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580억달러에서 10% 이상 줄어든 수치다.
주당순이익 역시 같은 기간 2.33달러에서 1.99달러로 감소할 것으로 금융업계 투자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예상이 적중할 경우 애플의 매출액은 지난 2003년 아이폰3를 출시한 이후 처음으로 하강 기류를 맞게 되는 셈이다.
시가총액 기준 세계 최대 기업인 애플이 휘청거리는 것은 이른바 ‘성공의 재앙’이라는 데 투자자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지난 2014년 9월 출시한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는 애플의 스마트폰 제품 라인 가운데 매출액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애플은 기록적인 아이폰 판매 실적을 올렸고, 특히 2분기 판매 규모가 6100만대를 웃돌았다. 당시 스마트폰 매출액은 전년 동기에 비해 54% 급증했다.
이 때문에 올해 아이폰 업그레이드가 둔화됐고, 기저 효과로 인해 실적이 후퇴하는 결과가 초래됐다는 설명이다.
월가는 아이폰6의 판매 규모가 아이폰5에 비해 15% 가량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으나 실제로는 30%에 이르는 신장을 이뤘다.
애플은 사이즈를 줄인 아이폰 SE를 지난 3월 말 출시했고, 아이폰7을 올해 후반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전반적인 판매 전망은 흐리다.
시장조사 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는 이번 회계연도 애플의 아이폰 판매 규모가 7.1%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내년 판매는 4.3% 늘어나면서 완만한 턴어라운드를 이룰 것이라는 기대다.
일부에서는 애플의 하강 기류가 시장의 예상보다 장기화 될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퍼시픽 크레스트 증권은 소비자들의 아이폰 사용 기간이 길어지고 있어 업그레이드 주기 역시 길어질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이 밖에 애플은 음원 서비스와 TV 등 새로운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지만 수익성 기여도는 제한적인 상태다.
한편 애플의 밸류에이션은 상대적으로 낮다. 예상 실적을 기준으로 11배의 주가수익률(PER)에 거래, 구글과 페이스북이 각각 31배와 86배에 달하는 데 반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상태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실적 후퇴에 따른 주가 약세가 매수 기회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아비 램바 미즈호증권 애널리스트는 CNBC와 인터뷰에서 아이폰 신모델이 이익 모멘텀을 제공할 것이라고 예측, 매수를 추천했다. 그는 애플에 ‘매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120달러를 제시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