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송주오 기자] 현대자동차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5% 감소를 기록하는 등 우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의 판매 호조에도 불구하고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 감소가 악재로 작용했다.
현대차는 올 1분기 연결기준 1조342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26일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5.5%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6.7% 증가한 22조3506억원으로 집계됐다. 외형적으로 성장했지만, 실속은 못 챙긴 셈이다.
외형성장은 대형차 위주의 제품 믹스 개선에 따른 것이다. 현대차는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EQ900 출시와 SUV 판매 증가 등으로 제품 믹스가 개선됐다고 분석했다. 현대차는 투싼과 싼타페 등 SUV 라인업의 꾸준한 판매 호조로 유럽과 미국 시장에서 선전했다.
이와 함께 금융 부문에서의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6.7% 개선된 22조3506억원을 기록, 외형성장을 이끌었다.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차량 판매 감소와 마케팅 비용 증가 등으로 이익은 뒷걸음질 했다.
현대차는 올 1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6.4% 감소한 110만 7377대를 판매했다. 판매 감소의 주범은 중국이다. 현대차는 올 1분기 중국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한 22만9011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경쟁업체인 폭스바겐(1.8%), GM(22.3%), 포드(14.7%), 닛산(10.5%), 도요타(34.1%), 혼다(40.6%) 등 글로벌 업체들은 판매 증가세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다만 지난 3월 중국 시장에서 전월 대비 반등세로 돌아선 것이 위안거리다. 현대차는 지난달 10만549대로, 올들어 처음으로 10만대를 넘어섰다. 2월 5만3226대 대비 89% 늘어난 규모다.
마케팅과 R&D 비용 증가도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현대차에 따르면 미국프로풋볼(NFL) 결승전 ‘슈퍼볼’ 광와 신차 출시 등으로 마케팅 관련 비용이 늘어났고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R&D 투자 확대로 경상연구비가 증가하면서 전년 동기대비 5.6% 증가한 2조 8969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 역시 전년동기대비 1.6%p 하락한 6.0%를 나타냈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속적인 비용 절감 노력의 결과 매출액 대비 영업부문 비용 비중은 13.0%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대비 0.1% 포인트 하락했다"며 "브랜드 가치 제고 및 연구개발 투자 확대 등으로 일부 비용이 증가했지만 이는 단순한 비용 집행이 아닌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송주오 기자 (juoh8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