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승환 기자] 중국 당국이 위안화 가치를 1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절상했다. 최근 나타난 달러 약세 기조가 반영된 것으로, 지나친 확대 해석은 주의해야 한다는 게 중국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중국의 중앙은행 인민은행 산하의 외환거래센터(CFETS)는 29일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 중간값을 전날 대비 0.56% 내린(위안화 가치 상승) 6.4589 위안으로 고시했다.
위안화 환율을 하향 조정한 것은 그만큼 위안화 가치를 끌어 올린다는 의미로, 이는 지난 2005년 7월 환율 개혁 당시 2.01% 절상한 이래 10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조정 폭이다.
이는 또한 지난 2005년 중국이 페그제를 폐지하고 관리변동환율제를 도입한 이후 가장 큰 절상 폭이기도 하다.
<자료=외환거래센터(CFETS)> |
중국 당국의 이번 위안화 가치 절상은 최근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 상승 압력이 확대된데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앞서 여섯 개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한 달러 지수는 6거래일 연속 하락(달러약세)하며 28일 93.69까지 떨어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2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향후 신중한 움직임을 시사하면서 달러 가치가 하락세를 나타낸 것. 1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2년래 최저 수준인 0.5%를 기록하면서 성장 둔화 우려가 확대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아울러 지난 1분기 중국의 주요 경기 지표가 호조를 나타내면서 위안화 약세 압력이 상당부분 해소되면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의 하락 공간이 확보됐다는 분석이다. 중국 증권시보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중국의 신규 융자 규모는 역대 최고치인 6조5900억위안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원빈(温彬) 중국 민생은행 수석연구원은 "달러 대비 유로와 엔의 강세가 뚜렷했던 반면 위안화는 제한적 움직임을 나타내면서 통화바스켓 대비 위안화 가치는 오히려 소폭 하락했었다”고 이번 위안화 평가 절상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아울러 “위안화 환율의 흐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달러화 뿐만 아니라 통화바스켓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류둥량(刘东亮) 초상은행 자산관리부 수석 애널리스트 역시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큰 폭으로 상승한 점이 위안화 환율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증가세로 돌아선점, 은행의 결제수지 적자폭이 줄어든 점에 주목하며 당분간 달러 대비 위안화 강세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의 한 전문가는 “올초 나타났던 위안화 약세에 대한 우려가 시간이 지나면서 해소되고 있다”며 “향후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승환 기자 (lsh89@newspim.com)